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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6-14 19:29
2박3일
 글쓴이 : 아기안디
조회 : 949  
친정엄마 생신
다른해 같으면 한 달 전 부터 엄마 생신을 어떻게 할까
이생각 저생각으로 하루 하루의 즐거움을 만들었다

하지만 올 해는 아들과의 이별로 엄마의 생신조차
사치인것 같아 엄마께 생신날 같이 못하겠다고 말씀드렸더니
대뜸 친구들과 놀러가기로 하셨다 하신다.

못내 서운함을 얼굴에 감추고 딸의 심정을 이해하려는 엄마가
왜그리 안스러워 보이던지 내가 말을 잘 못 한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수없이 밀려와 맨날 몇일을 고민하였다.

시어머니 제사는 벌써부터 마음준비에 어떤 놈이 좋은 생선인지
선을 봐야하고,  친정엄마 생신은 그냥 보내려는 마음에
이래도 저래도 마음이 편치를 않았다

다들 그래도 생신인데...  그래 살아생전에 잘 해드려야지
부랴부랴 시장을 보고는 오전내내 미역국부터 시작하여
몇가지의  반찬을 만들어 엄마에게로 달려간다.

몸은 여기저기 아파와도 맘은 조금 편해지네
엄마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까 딸의 한마디에 
엄마마음 상하게 해놓고 달래려고 언니에게 전화해서
엄마랑 셋이 한 밤을 같이 하기로 하였다.
밤새 힘든 숨소리를 내는 엄마옆에서 엄마와 나는 잠을 설친다.

거친 숨소리의 엄마가 얼마나 살 수 있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저미어 온다
외손주 잃고 엄마도 기력이 많이 쇠퇴하셨다는 것을 딸 생각해서 그 속마음
내색하지 않는 그 마음에  죄스러움이 밀려온다.
이른새벽 엄마와 언니 나 셋이서 엄마의 생신상에서 케이크 촛불켜고
생일축하 노래를 부른다.
달랑 셋이서 손자 며느리 아들 사위 다 부르고 싶은 엄마를....
그냥  모녀만 있고 싶다고 우기는 딸 때문에

다음날 아들집에 가서 진수성찬으로 또 다시 생신상을 받았단다.
나의 말 한마디로 엄마의 생신은 2박3일동안 계속된다.

사위와 손자들 모여 또 한번의 생신 밥상을 만들었다.
주문진 막국수집에서 물굴수 비빕국수, 온국수, 한우국밥
한우 떡갈비 메밀로 만든 막국수가 몸에 좋다고  온가족이
그렇게 웃으면서 2박3일의  생일날을 보낸다.

엄마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셔요
그저 모이면 좋았던 시간들이 이제 힘들기만 하여도
엄마의 남은 생을 위해 조금씩 나를 버려야 할 것 같다

힘듬속에서도 피는 꽃이 있음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soon 10-06-1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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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직접 정성들여 만든 미역국은 끓여 드렸네요.
그것 조차도 하지 못한 난 점점 거리감을 두며 가족에게서 멀어지고 있네요.
가족 모두 모여 함께하는 장소에,
항상 같이 하던 아들의 빈 자리가 너무 크고 허전해,
나도 모르게 눈물 흘리는 오류를 범하고 싶지 않고,
차라리 내가 참석하지 않는것이 함께하는 가족들에게는 편하지 않을까하는 작은 바램이지요.
나 때문에 오랜만에 화기애애한 분위기 망칠 수는 없으니까......
가슴속 따뜻하게 전해지는 엄마와 딸의 정은 그대로 전해질거라 믿으며......
아기안디 10-06-15 17:08
답변 삭제  
웃고 있어도 맘속엔 하염없는 눈물이 쏟아집니다.
하지만 연세 지긋하신 어머니가 뭔 죄가 있습니까
나만 생각한다면 그저 옛날에 이목숨 거두어 아들곁으로
날아갔겠죠
지금도 순간 순간 목숨의 부질없음을 느끼며 순간의
선택을 하고 싶은 마음 굴떡 같지만 갖가지 생각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목숨 부지하고 있는 것이
얼마나 처량한지 모릅니다.
하지만 자식보낸 것도 모자라 부모맘속에 못질까지 할 수 없어
그저 허허하고 웃어주면 다들 좋아 하더군요 그래 그렇게 웃으라고
집에 돌아오면 얼마나 허탈한지 인간은 인생은 모두 자기보호막을
열심히 치고 살아 가는 것이겠죠
각자의 생각들이 있기에 누굴 탓할 수 있겠습니다.
그저 아들의 그림자만을 끌어안고 이렇게 버티고 있는 것이죠
soon 10-06-15 18:06
답변 삭제  
마음과 상관없이 그렇게 웃어야 되는게 싫어 집에만 있지요.
그다지 나쁘지 않습니다.
우리 홈페이지가 유일한 친구이자,
우리 아들의 흔적들이 존재하는 가장 자유로운 나의 공간이니까요.
희망적인 글들을 써야하는데,
이 곳에만 오면 아들 생각이 제일 먼저나니,
아픔이 묻어나는 나의 아픈 마음 표현이 자꾸만 쓰여지네요.
누가 뭐라든 말든 앞으로도 친구하며 절친하게 지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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