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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3-22 15:03
편지
 글쓴이 : 거창
조회 :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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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아직 봄이라 하기에는 삭막하기 그지없구나.
집안에만 꼭꼭 틀어박혀 세상과 담 쌓고 지내는 난 분명 바보지.
봄이라고 꽃소식을 전하는 방송을 보며 바깥 바람이라도 쐬면 조금은 나을까하여 나왔더니 답답하긴 마찬가지네.
감정도 메말라 가는지 좋고 싫음을 느낄 수도 없이 그저 멍하니......
지나가는 사람들 무엇이 그리들 즐거운지 깔깔거리며 웃는 모습들 보니 난 왜 이리 울화통이 터지냐.

사람의 마음이 간사하여 그 때의 상황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며 갈피를 잡지못하는 내 마음이 나도 이해가 가지않는구나.
가끔 피어난 노오란 산수유랑 개나리꽃이 보이긴 하지만 봄이 온다고 좋은것이 뭐 있으랴?
가슴속 파고드는 칼날같은 시린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것처럼 나의 마음 항상 시린 겨울인것을......
잿빛으로 사방이 흐릿하니 오히려 더 우울하고 심난하기만 하다, 어디를 가든지.

아들!!! 잘 지내고 있니?
이 곳보다는 행복할거라 믿지만,
애타는 마음뿐 볼 수도 없는 널 매일 그리며 또 이렇게 하루해를 보낸다.
사람들도, 시간의 흐름도 모두다 싫고 삭막하게 메말라 변해가는 나를 어떡하면 좋으니?
너와의 이별의 고통이 헤어나올 수 없는 깊은 늪 속으로 나를 자꾸만 밀어 넣는다.

아득한 저멀리 닫을 수도 없는,
갈 수도 없는,
곁에 있어도 알아 볼 수도 없는,
외로운 너의 그림자 하나를 쫒아 오늘도 헤메이고 있는 내가 있을 뿐이지.

너무 힘이드네.
차라리 깊은 잠속에 빠져서 아무것도 듣지 못하고, 아무것도 볼 수 없으면 좋겠다.
가슴이 콱 막혀버려 가끔 숨을 쉴 수가 없어.
야~아!!! 하고 목이 터져라 소리라도 지르면 이 가슴 트일 수 있을지......
가슴이 저리고,
뼈가 시리고,
너의 그림자를 항상 달고 살아가고 있다, 엄마는.

좋은것만 듣고, 보고, 실천하며 살아라.
사랑하고, 사랑받고, 행복하게 즐기며 살아라.
순수하고 깨끗한 때묻지 않은 영혼으로 영원한 삶을 누리거라.
바람으로 원하는 곳 어디든지 훨훨 여행하며......
우리 만나는 그 날까지......
안녕......잘 지내.

나그네 10-04-02 10:01
답변 삭제  
하얀 장미 이쁘지 않니?
네게 쓰는 편지글이 너무 허전해 장미라도 보라고......
보는 눈은 그대로인지 너무 이쁘다.
가끔 사진이랑 네 모습 올릴거야.
홈페이지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언제나 영원히 널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을테니.
잊혀지기에는 너무 아프잖아.
겨우 20년 살다 갔는데,
사람들 기억속에서라도 오래도록 남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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