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PW 찾기 | 회원가입
 
 

 
작성일 : 15-08-26 09:21
잃어버린 길
 글쓴이 : 진맘
조회 : 610  
.

세월은 유수와 같아서 아들이 떠난지 오늘이 벌써 7년.
아직도 믿기지가 않으니
이 일을 어이할고...
하루도 못살거 같더니 질기게도 살았네.

전화 한통화로 아들의 사고 소식을 전해 듣던 그 날에서 모든것이 멈춰 버렸고
왜 아들에게 이런일이 생겼는지
무엇을 해야하고
어떻게 뛰어 다녔는지...
돌아보니 꿈만 같은 세월이다.

그토록 염원하던 순직과 현충원 안장, 이어진 보훈대상자.
정말 모든것 던져버리고 7년이란 세월을 아들의 명예회복만 생각하며 하루같이 살았다.
가장 염원하던 일을 이루었으니, 이제 남은일은 잘 되면 좋은것이고 잘못 되어도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다만 후회남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걸 내 손으로 다 하고 싶다.

아들 만나러 가는 기차에 몸을 싣고 멍하니 앉아
오로지 하나
아무리 노력해도 아들이 곁에 없다는 생각 하나만이 머리를 잠식해 자꾸만 눈물이 맺힌다.
도와 줄 단 한사람만 있었어도 이리도 허무하게 잃지는 않았을텐데...
무능했던 내 자신에 대한 미움은 아직도 여전히 존재한다.

7년 세월 아들의 명예회복을 붙들고 미친듯 다닐때가 그래도 좋았다.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을 그렇게라도 풀며 나를 정당화 시키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슬픔과 고통이 밀려와 약해지고 죽고싶을 때마다 독기로 무장하던 마음도
지금은 갑자기 뚝 끊어진 낭떠러지 길위에 서 어디로 가야될지도 모른체 홀로 버려진 듯 막막하다.

아들이 미치도록 보고싶다.
비석앞에 앉아 할 수 있는것이라곤 눈물밖에 줄것이 없는데
아들 두고 온전히 집으로 돌아올 자신도 없다.

무얼 그렇게 잘못한 일이 있어
이런 아픔을 주는건지
차라리 나를 데려갔다면...

대상도 없는 허공에 악담만 퍼붓고 있다.
지켜주지 못한 아들을 향한 미안함에 내 자신에게 내지르는 마음 속 울분인지도...

시간 15-08-28 01:28
답변 삭제  
그래요 벌써 7년이 지나가네요....
난 아직도,
여전히 그 자리에 그대론데....
아들의 모습도 행복했던 그때의 그대로 이 가슴에 있는데....
세월이란 숫자는 야속하게도 급물살을 타며 한 번 돌아봐 주지도않고 흘러갑니다.    며칠동안 또 많이 힘드셨겠어요  언제쯤이면 이 고통에서 헤어날 수 있을지..... 아들과 함께 했던 나와의 기억을 빌어먹을 시간이란것이 자꾸만 멀어지게 하는게 화나고 이럴거면 나에게 남아있는 모든 기억도 다 사라졌으면 하는 이기심이 드네요.
이래저래 못난 엄마일 수 밖에 없네요
시간 15-08-28 08:40
답변 삭제  
하루는 이렇게 아프고 길게만 느껴지는데
왜 문득 정신차리고 돌아본 지난날들은 화살처럼 빠른것일까?

아주 기본적인 것 외에는
사람 만나는것도 싫고
아들과의 기억들로 거의 정신줄 놓고 무의식적인 생활을 하다보니
시간이란것을 잊고 그냥 흘려버리는것 같다.
이게 무슨 사람이 살았다고 할수있는 생활인가?

먼저 떠나간 이들이 이렇게 부러워 본적이 없다
오늘가야지 내일가야지 망설인 세월이...
여전히 오늘도 육체가 겪을 아픔이 겁나고 실패할까의 두려움이 커 망설이고 있는 나를 할퀴고 있다.
이러다 천년만년 살겠네.
15-09-08 23:23
답변  
어디선가 아들이 다정한 목소리로 엄마를 부르는 소리를 듣는다

실패한 일 이후로 마음속 더 깊숙히 자리한 아들에 대한 그리움에
미쳐버릴것같은 죄책감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좌절함으로 하루를 마감하는것도

지친 일상이되어서  비수가되고  불안함을 억누르고 희망을 찿는일도
눈 감으면 모든것이 끝인것을....
     
15-09-09 03:04
답변 삭제  
얼마나 더 좌절하고,
또,
얼마나 더 사무치는 죄책감으로 온 몸을 휘감아야
이 벌이 끝날지.....
기약은 전혀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여태 애쓰며 모든 걸 다 바친 그 시간을....
실패라며 좌절하진 마세요.
그저.....
그저  조금 더 돌아갈 뿐....
실패는 아닙니다.

내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엄마가 알아주고
그걸 풀어주길 바라는 아들이
엄마한테 하는 마지막 부탁이라고....

문제는 아들이 냈지만 답은 엄마가 풀어야죠...

이제 알겠습디다.
감성에 젖어  내 감정을 표현하는 이딴게 중요한게 아니라
그시간에 아들 기록 한 번 더 읽고 확인하는게 더 중요하단것을...

누구도  날 위해,
내 아들을 위해,
아무런 댓가없이 헌신하지 않는다는 걸 일찍이 알았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혼자고 끝까지 혼자 헤쳐나가야 할 몫 인 것을....
힘내세요 
함께 갈게요....
낭떠러지 15-09-09 08:16
답변 삭제  
아들 일 하나도 버겁고 어려워 까마득한 낭떠러지도 수백번은 떨어졌는데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던
크고 작은일들이
내 목을 계속 짓누르고 다가와
점점 지치고 의욕을 잃어간다

아둥바둥 살아갈 맘도 없고
온전히 내 정신 지키는것도 힘들다
정말 눈 감으면 끝인것을...

남은 숙제
낙제점은 있을 수 없으니
온 마음과 미쳐가는 정신을 붙들고 백점을 향해 달려가는일만 남았다
그때까진 잘 버텨주길...

똑같은 마음으로 각자 이 악물고 걸어가는 길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기를...
 
   
 

Copyright ⓒ milsos.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