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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7-03 11:13
지나간 기억
 글쓴이 : 경산이쁜이
조회 :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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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7월2일 9시 32분 3.4k의 건강한 아들로 태어났지.
새까맣고 보드라운 머리가 이마까지 길어, 금방 태어난 아이같지 않았다.
출산의 고통도 잠시, 널 보는 순간 세상의 모든걸 다 얻은것 같은 기쁨을 느꼈지.

부드럽고 앙증맞은 살결을 이 거칠고 커다란 손으로 만지려니,
혹시나 상처날까 혼자서 어떻게 할 줄 몰라 끙끙거리며 주무르다 보니,
어느새 뒤집고, 기어 다니고, 10개월만에 발자국을 떼기 시작했었지.

눈만뜨면 손잡고 바깥에 나가자고 이끌었지.
평생을 살면서 느낄수 있는 행복과 웃음을 이 기간동안 다 주었지 네가,
새까만 눈동자에 오동통한 몸짓에, 누구하나 탐내지 않은이가 없었는데...
애기가 너무 이쁘다고 진짜 엄마 맞냐고. ㅋㅋㅋ

2008년 8월 26일 13시 30분.
넌 그렇게 20년 54일을 살다가 엄마곁을 떠났네.
마지막의 몇개월이, 남아있는 몇십년을 포기할 만큼 아프고 고통스럽고,
세상과 사람에 대한 원망을 고스란히 남긴채......

어제가 양력 너의 생일이었네.
친구들이 싸이에 들어와 '생일 축하한다'는 글을 많이 남겼더구나.
어떻게 너의 생일, 기억들을 하고 있는지 고마웠다.
그 곳에서 내려다 보았다면 결코 외로운 생일은 되지 않았을거라 생각한다.

그래도 이런날이 되면,
마음이 아닌 몸이 먼저 반응을 하는구나.
그 전날 하얗게 밤을 지새워도 졸음도 오지않고,
널 가졌을 때부터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가슴 밑바닥부터 저려오는 떨림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나를 또 힘들게 하는구나.
이렇게 흘리는 눈물이 너의 힘든맘 조금이라도 씻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슴이 터질것 같아.
집안을 서성이며 진정하려 해도 뜻대로 되지않고,
하늘보며 불러본다, 네이름.
빙그시 웃으며 내려다보는 너를 느끼며,
함께 할 수 없다는걸 이제 현실로 받아들이며,
가슴으로 가슴으로 묻어 두고,
언제든 엄마가 부르면 달려와 못다한 얘기 서로 나누자.

별일없이 잘 지내고 있지.
아픈 상처 모두 버리고, 즐겁고 행복하게 그렇게 살아.
보고픈데, 언제나 마음껏 볼 수 있을지.
아들,
잘있어......
........

용이엄마 09-07-07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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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다.....
똑같아요 똑같아...내마음이랑 똑같아요....우리 모두들 힘내요....
비오면 미칠거같아....
이쁜이 09-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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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지난일들이 생각나는지 모르겠어요.
비오는 날은 더 그렇죠.
오늘도 하루종일 비가 내렸는데......
감기까지 와서 머리가 띵하니, 더 아들 생각이 나게 만드네요.
힘들어 하지 말고, 우리 힘내요.
통공 09-11-03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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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읽다가 통곡하느라 머리까지 아플 정도였어요.
이렇게 큰 아픔을 안고 사신다니..
인생은 왜이리 슬프고 괴로운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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