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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7-10 14:00
형아에게~
 글쓴이 : 진맘
조회 :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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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아~ 8월 26일 그 날을 잊지 못하며...

형아 잘 있나?
나는 군대와서 어찌 어찌 버티고 있다.
처음에는 힘든게 많았지만 지금은 괜찮아, 물론 매일마다 혼나기도 하고 힘든일도 생기지만 어떻게든 버티고 있으니 안갈거 같던 시간도 어느듯 자대오고 두달이라는 시간이 지나갔어.
처음 자대에 왔을땐 매일 혼나고 욕먹고 진짜 뭐하나 하더라도 이유도 없이 혼이나고 그랬어.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진짜 나는 바보인가?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는가? 하면서 자기 자신을 비하하고 죽고 싶을 정도로 병신같구나라고 느꼈어.

여기 있으니 형님아 생각이 엄청 많이 나네.
형님아가 얼마나 힘들었을지도 짐작이 가고 왜 그렇게 죽어갈 수 밖에 없었는지도 조금은 이해가 돼.
군대라는 특성이 자유가 없고 무조건 해야하는게 엄청 힘들고 짜증이나...
말로만 듣던 것을 직접 겪어보니 제 정신으로 산다는게 많은 인내가 필요하네.
그렇지만 나는 힘을 내서 엄마를 지켜야겠지...?

형이 다른 세계로 이사간지도 오늘로 3년이네.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간다 그치...?
형이 떠난지도 엊그제 같고, 형이랑 같이 게임을 하던게 어제 같은데 참...슬프다.
형이 조금만 더 참았으면 그렇게 가지 않았을 텐데, 왜 형이랑 있을때 좀 더 잘하지 못하고 이제와서 후회가 되는지 모르겠네.

전역하면 형아와 해보고 싶은게 많고 더 친하게 지내면서 그동안 미루며 하지 못했던 일도 하고 싶은데...이제 다 이룰 수 없는 꿈이 되어 버렸네.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형이 가지 못하게 붙잡고 싶은데,,,조금만 더 형한테 신경을 썼으면 이렇게 마음이 아프지도 슬프지도 허망하지도 않을텐데, 왜 그 때는 몰랐을까?
있을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라는 가사가 지금은 와 닿는게 아니고 가슴아픈 현실이네...
에휴...그냥 아무 생각이 없네.

난 아직도 형아가 죽었다는 걸 인정하지 못할것 같애...
꼭 어딘가에 살아서 잘 지내고 있을거 같아.
물론 현실을 회피하는건지도 모르겠지만 형이 없다는 인식을 하는 순간 형은 편하게 갈 수 있겠지만 나는 모든 마음이 무너져 버릴거 같아서 사회에선 모르겠지만 여기선 인식하는 순간 버티고 있던 모든게 끝이 날거 같아서 힘들겠지만 17개월만 내 곁에서 더 참아줘.
내가 너무 이기적인걸수도 있지만 여기선 그것마저도 무너져 버리면 엄청난 파장이 일어날거 같기에 조금만 참아줘, 미안해~ 형.
살아생전에도 잘 해주지 못하고 죽어서도 편하게 놔주지 못해 미안해...

6시 기상인데 형아랑 노느라 잠을 설쳤네.
내일 그 중에 제일 잘하는 사격이 있는데 정말 집중해 만발에 도전해 봐야지.
형아 생각하며 꼭 만발...맞출진 모르겠지만 최대한 노력해 볼게~ㅋ
형~!! 힘들때 나에게 용기주고 곁에서 지켜줘.
포기하지 않고 주어진 일 열심히해 전역하면 형아 찾아갈게.
형아는 항상 내 마음속에 살아있어...안녕.

진맘 12-07-10 14:03
답변  
형을 잊지못하며 군에서 쓴 편지글인데 어쩌다 내 손에 들어왔네요.
엊그제 지나간 아들의 생일에 마음아파 동생의 이 편지를 올려봅니다.
참 힘겨운 세상입니다.
어디다 의지를 하고 마음을 두고 살아야할지...슬픈 또 하루...
종일 12-07-11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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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다
보고 싶다
가슴시리도록 보고싶다

보고 싶다
너무 보고싶다
하루종일
마음에서 눈물이난다
동행 12-07-1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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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장하고 기특한 아들입니다.
엄마를 지키려고 하네요.
힘 내시고...
아들 뜻대로 꿋꿋하게...
상처 12-07-1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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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보다 더 아프고 힘들면서도 표현하지도 못하고 가슴에 묻어야만 했던 형제 자매의 충격이 더 컸던것이 아닐까요?
남은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 잘 위로해주고 이제 너 뿐이니 잘해라'는 말...쉽게들 했을텐데...
아마 감당하기 힘들어 내색도 못하고 속앓이만 했을거라 짐작합니다.
우리 부모들이야 가슴치며 울고 발악이라도 했지만,
이 아이들의 상처는 누구도 어루만져주지 못했지요.

'나의 반쪽이 뚝 잘려나간 느낌'이라던 아이의 말이 귓가를 울립니다.
언제쯤 이 상처들이 아물어 갈지...
인생 12-07-1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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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시간을  견뎌낼수 있는 용기를
스스로 찾고자하는길에  형의 그림자가
얼마나  큰힘이 되는지 알 듯 하네요.
그런 형아 이기에  더욱더 보고싶고  그리운만큼  이겨내고자 하는 동생의
고통을 형이  옆에서  이끌어 주는듯 한
형제애가 있기에 힘들지만 하루하루 칼바람 같은 시간들과 싸우면서
꼭 이겨내리라는  믿음이 생기듯.  먼저간 아이들을위한. 우리  부모들도
인생 12-07-1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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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풍파와도  대치할수 있는  마음의나무를 가슴속 깊이 심고 가꾸며
이겨 나가야  할 것이며. 끝까지 질주해야함을 각인해야 할 때입니다
마음 12-07-1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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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의 마음은 더진하네요  아이들도 마찬지구나  죽었다고 인정 안하고 살아있다고  마음편하게 먹으면
마음의 위안은 더돼지 우리 부모도 그런게  아닌가  남매보다 더 진한  형제의 우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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