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PW 찾기 | 회원가입
 
 

 
작성일 : 09-11-09 09:17
안개
 글쓴이 : 수승대
조회 : 1,281  
.

아들 생각에 밤새 뒤척이다 잠들지 못했습니다.
나의 몸 구석구석 보고픔이란 세포들이 온 몸을 타고 다니며 괴롭혔습니다.
일어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머리속 어지러움이 현실에도 똑같이 일어나 온 몸이 깨질듯 아파옵니다.

멍한 눈빛으로 고개돌려 바깥을 내다 보는 순간,
이제 눈까지 완전히 멀었나 싶었습니다.
이렇게 짙게 깔린 안개는 본 적이 없습니다.
마주 하던 아파트도 어디로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고,
내려다 본 바닥의 모습도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듯한 착각마저 일으킵니다.

온 사방이 뿌연 안개속에 갇혀 버렸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고,
혼자만이 덩그러니 남아 저 안개랑 마주보고 있습니다.
창문을 열고 밀려드는 안개를 몸 전체로 받아들이며 심호흡을 합니다.
나의 마음과 몸도 산산히 부서지고 흩어져,
저 안개들 속에 섞여 흔적없이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아들도 이런 마음 느꼈을까요?
사방이 가로 막혀 어느 빈틈도 없이 조여오는 답답함,
손 내밀어도 누구하나 도움주지 않았고,
세상에게, 사람들에게, 동료들에게 버림받은 그 막막함에,
두고 떠나갈 가족들의 아픔도 머리속에서 완전히 지워져 버릴만큼,
힘들고, 외롭고, 아프고, 슬픈 원망감에,
자신을 드러내고 가슴속 담은 뜻 제대로 펼칠 수 있는,
또 다른 세상을 찾아 떠났는지도 모르겠네요.

가끔 이 곳이 그리워,
가족들이 그리워,
안개로 위장하고 살며시 다녀 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평상시 생각지 못했던 특별한 일들이 일어난나고 느끼면,
아들이 다녀갔다고 생각해 보세요.
지울래야 지울 수 없는 남겨진 가족들이 그립고,
힘들어 할 가족들 걱정하며,
포근히 감싸며 어루만지고 다녀간다고......

항상 생각하며 기도합니다.
이 곳 보다는 더 좋은곳 일거라고,
마음속 담고간 그 큰 뜻, 하늘나라에선 꼭 이룰거라고.
남아 있는 우리 유가족들 같이 가끔 함께하며,
똑같은 마음으로 서로들 모여 형, 동생, 친구하며 위로하고 즐겁게 지낼거라고......

유가족 09-11-20 17:04
답변 삭제  
아파요, 보고 싶어요.
멀거니 눈뜨고 놓쳐버린 아들, 어디가서 찾아야 할지......
 
   
 

Copyright ⓒ milsos.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