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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11-08 19:17
정든 집.
 글쓴이 : 백합
조회 :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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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마음 아파 이 곳에 한번 오려면 몇번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 내려오지만,
출발할 때부터 느껴지는 긴장감과 가슴 아픔 때문에 항상 힘이든다.
비가 오려고 그랬는지,
너무 긴장하며 내려온 탓인지,
동네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허리가 끈길듯이 아파 오는구나.

그래도 널 생각하며,
우리가 살던 집,
그 곳,  너의 방 창문밖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이름이라도 부르면 창문열고 내다 볼 것 같은 두근거림으로......
왜 이렇게 몸과 마음이 아파오는지
그리움에 보고픔에 저절로 눈가가 촉촉해져 오는구나.

오로지 한가지 생각, 너와의 추억들을 그리며 태종대 한바퀴.
시리도록 푸른 바다를 마주하니,
그대로 풍덩 뛰어 내리고 싶은 충동이 일더구나.
용기 없어 행동으로 실천하지도 못하면서.
누나들과 손잡고 더 할 수 없이 행복했었던 시간들이 보이는 듯 하구나.

간호사 생활로 힘들어 하던 수진이의 감탄스런 한마디.
'와 정말 멋있다, 병원 생활이 아무리 힘들어도 6개월은 문제 없을것 같다'
'힘들면 지금 마주하는 이 광경들 떠올리면 모든게 사라질 것 같다' 고
그렇게 맘껏 웃으며 즐겁게 함께하던 곳인데.
지금은 나 혼자 이렇게 끝없는 수평선 바라보며 널 그린다.

나와 너의 마음 알기라도 하듯이,
흐렸다 맑았다 잔뜩 찌푸리는 날씨더니,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무언가 아쉬움이 남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이었는데,
네가 함께하고 있는것 같아 마음이 한결 가볍다.

넌 지금 어디에 있는거니.
우리가 같이 살던집,
아니면 마지막을 보낸 그 부대의 휴게소,
아니면 마음껏 날아 다니라고 뿌려준 그 곳에,
그도 아니면 엄마가 살고 있는 이 곳에서 같이 살고 있니.
모습 한번 보여주면 얼마나 좋을까?
어딜가던 너와 함께 했던 곳에선 널 마음껏 그리며 잊지 않을게.

잘 지내, 행복하고.. 사랑해.

신동서 09-11-08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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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혼자서 진이 보러 갔어..
 진이가 많이 좋아 했겠다
백합 09-11-09 08:36
답변 삭제  
누가 있어요.
항상 나 혼자지요, 어딜가든지.
그래서 외롭고 더 슬픈지 모르겠어요.
모두들 까맣게 잊어가고 있으니, 나라도 그 흔적들 찾아줘야 진이가 덜 외로워 할 것 같아서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언니 마음은 알아요,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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