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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11-02 13:21
국화꽃~
 글쓴이 : 수승대
조회 : 1,320  
...

우리집 화분에 국화꽃이 피었습니다.
관심두지 못해 언제부터 피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조그만 꽃에서 진한 향기가 납니다.
가운데가 노랗고 하얀 꽃잎을 가진 손톱만한 애기국화입니다.
작은 화분에 핀 꽃이지만 살아있다는 생명의 가치를 느끼게 해주는 듯해 신기하기만 합니다.

미친듯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라 제대로 물을 주지 못해 반은 죽었고, 잎마저 밑부분은 말라서 다 떨어지고 꽃을 피운 꼭대기에 몇잎 붙어있습니다.
볼때마다 미안하고 애처로웠는데 글쎄 그 곳에서 지금 세어보니 14송이의 꽃이 이쁘게 피었습니다.

끈길긴 생명력에 감사를 보내며, 저 국화꽃을 아침이면 제일 먼저 바라봅니다.
상처입고 매말라 떨고있는 모습이 우리 아들과 닮았다는 느낌이 어느 순간부터 들기 시작했습니다.
좀 더 일찍 제대로 보살피지 못한것이 후회되네요.

관심두지 않으면 눈에 잘 띄지도 않을만큼 작고 가녀린 꽃이 나 여기 있다고, 자신을 알리고 싶다고, 나 좀 바라봐 달라고, 소리치던 아들의 모습 같아 자꾸만 눈길이 갑니다.

사람의 일이란 알 수가 없는 것인데 언제나 곁에 머물러 줄줄알고 가끔은 아들에게 소홀했고, 꾸중하며 상처도 주었고, 더 많은 사랑 주지 못하고 키워 빈틈이 많이 생겨 지금 같은 아픔이 남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대로 보살피지도 못했으면서 지금처럼 고통 참아가며 피운 몇 송이의 꽃에 만족하지 못하고 영원히 지지않고 곁에 남아 있기를 바란다면 내 욕심이 너무 큰지도 모르겠네요.

아직 살아있으니 늦지 않았겠지요.
내년에는 화분도 갈아주고 거름도 주어 올해 보살피지 못한 미안함을 다 쏟아 부어야겠네요.
화분 가득 풍성한 잎과 빈틈없이 꽃을 꽉 채울 수 있게 사랑을 듬뿍주어 보렵니다.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결국 모든일은 내 잘못에서 비롯되었다는걸 점점 더 느껴가는 세월입니다.
아들에 대한 미안함은 더 커져만 가고.......

왜 영원한건 없는건가요?
뒤에 남은 사람들은 왜 이렇게 아플까요?
조금 더 일찍 떠나고, 조금 더 늦게 가는 차이일 뿐인데...

세상 참 내 뜻대로 되지않고 마음대로 흘러갑니다.
나는 여기 있는데 지금 삶을 피하게 되면서 다른삶을 자꾸만 꿈꾸게 됩니다.
나는 어디로 가야 되는지요??

갈매기 11-11-14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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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저리도 섬세하단 말인가?
늘 이렇게 감성적이고, 주파능력 파워상태라면,
못할 일이 없을 듯 하더이다...

그러한디,,  왜 시계 추 처럼 왔다리 갔다리 하는 것인가요?
수승대 11-11-14 15:44
답변 삭제  
나도 모르겠나이다.
알면 왔다리 갔다리를 안하고 중심잡고 있겠지요.
한번의 충격이 회복불능 상태로 만들어 놓았네요.
이런 글을 쓸때는 잠시 원상태로 돌아오는 것인지...아니지 이것이 맛간 상태인지도...
사는게 왜 이리도 힘이든지...
백합 11-12-08 23:15
답변 삭제  
내 마음을 아는지 저 국화꽃이 오래도록 지지않고 아직도 그대로 피어있네요.
저 상태로 말라 영원히 두고 보라는 것인지...
애처롭고 마음이 시립니다.
이토록 아들 생각이 부쩍 나기 시작하는것도 드문 일인데...보고 싶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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