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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10-29 19:13
시린 마음
 글쓴이 : yongsoon
조회 : 1,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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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락 바스락, 사그락 사그락,
발걸음을 옮길때마다 낙엽 밟는 소리가 귓전을 간지럽히고,
색색의 물감을 풀어 그려 놓은 듯,
알록달록 물든 단풍들이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모습.
자연이 주는 멋스러움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하늘이 준 선물.

제대로 된 아들과의 여행, 살아가기 바빠서 한번도 못했는데,
둘이서 손잡고, 지금 이 순간 아들과 함께이면 얼마나 좋을까???
모든 보는 것들이 다른 느낌으로 다가 왔을텐데......
보는것 만으로도 세상에 부러울게 없이 행복한 시간이었을 것을.
뒤늦은 후회,
이리도 빨리 내 곁을 떠나 갈 줄 알았다면 온갖 좋은 것은 다 주었을텐데......
한치앞도 내다 볼 줄 모르는게 인생살이라 하더니......허무해.

눈은 하늘로 발은 땅에서 비틀거리며 헛발질을 하네.
너무도 이쁜 단풍들의 모습에 앞을 보는것이 아니라 자꾸만 위를 올려다 보게 되고,
한잎, 두잎, 짖궂은 바람이 마지막 남은 잎새마저 흔들어 떨구고,
끝까지 떨어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써 보지만,
맥없이 소리없이 흩날리며 내려 앉아,
자신을 거름 삼아 새로 피어날 새 생명을 위해,
아낌없이 희생하며 내년을 준비하고 있는 듯 하네.

중턱을 지나기 시작하니 마른 가지들이 드러나고,
정상에 이러르니 모두 옷을 벗어 버리고 황량하고 삭막하기 그지없고,
입구의 모습이랑 이렇게도 다른 모습일줄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순간, 내 자신이 벌거 벗은 채 서 있는 듯 한기가 느껴져,
앙상한 가지들이 지금 나의 모습인것 같이 바르르 떨려오고......

이렇게 또 세월의 흔적을 느끼며 돌아서 내려오니 마음이 착잡하고,
나의 생각대로 뜻대로 되는 일은 하나도 없는 것 같고,
갈수록 어렵고 힘듦이 이어져 속앓이에 애만 타고,
갈때의 마음이랑 달리 답답함에 머리가 터질듯 아파오고,
나의 죄가 얼마나 크길래 이런 고통을 주는지,
누구를 향해 이 원망을 풀어야 할지......

하늘에서도 필요한 사람들만 데려간다 하던데,
우리 아이들 꼭 필요한 곳이 있어 일찍 데려갔나???
특별한 재능들 마음껏 펼치며 지내고 있을 거라고, 마음속 위로해 보지만
그래도 가족 모두 함께하는 이 곳이 더 나을텐데,
어쩌자고 이리 빨리 데려 갔는지, 누군인지 원망스러워.

구멍 뚫려 시린 이 가슴, 무엇으로 채워야 할것인지.
보고픔에, 미안함에, 원망에, 죄책감에 나 자신이 미워지고,
먹고, 자고, 숨쉬며 살아가고 있는 내 모습이 죽도록 싫어지며,
마음뿐, 아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음이 슬퍼지네.
이렇게 보고 싶고 이렇게 아픈데......

다가오는 내일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유가족 10-02-20 17:39
답변 삭제  
삭막하고 시린 이 겨울이 지나가면,
또 꽃피고 새우는 봄이 찾아 오겠죠.
이것이 자연의 법칙인데,
우리 아이들은 언제쯤 만나게 될것인지......
얼마의 세월이 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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