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PW 찾기 | 회원가입
 
 

 
작성일 : 09-09-28 18:08
멍한 하루
 글쓴이 : 수승대
조회 : 1,325  
.

아들!

시간이 흐를수록 괴로움이 더해간다.
도대체 이 마음의 형체가 무엇인지 내 자신조차도 알 수가 없다.
보고싶은 마음만이 간절해지고 줄기차게 가해지는 자책만이 남아, 내가 지금 무슨생각 무슨일을 하고 있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할때가 많다.

멍하게 앉아 꿈꾸는듯, 현실과 망상속에서 오락가락하다 정신차리면 하루해가 지고있다.
뭔가를 깊이 생각한것도 아닌데 이렇게 시간이 흐른다는것이 신기할뿐이다.
멍해져가는 머리속엔 그나마 알고있던 내용들도 점점 사라져 버리는것 같고, 내가 살아야할 이유도 점점 사라져 가는걸 느낀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과 반가운 얼굴들, 좋은것들을 보아도 텅 비어가는 머리속과 가슴속을 채우지 못하고, 뭔가를 잃어버려 계속 찾으러 다녀야할 것 같은 불안감과 어느 한쪽 귀퉁이가 뭉텅 잘려져 나간듯이 시리고 아프기만 하다.
이게 아니다 싶어 집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지만, 들고있는 책의 내용도 머리속에 들어오지 않고 마음을 바꾸려 틀어놓은 노래소리도 나의 마음을 바꿔놓지 못한채 악쓰는 소리로만 들린다.

늦은 밤, 인적이 드문 비오는 산책로를 혼자서 걸어보아도 떨어지는 빗소리만 들려올뿐, 가로등밑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불빛 때문인지 황금빛 눈물만이 쏟아져 내리는 듯 보였다.

무슨 병일까?
불투명한 재판의 진행과정과 다가오는 추석때문에 불안감이 생겨서인지도 모르겠다.
재판의 결과에 대해 마음을 비웠다고 했는데, 내가 준비한 것들이 무용지물이 되고 수사관의 말을 그대로 믿었던 것들이 나의 무능함을 또한번 드러내 아들에게 도움되지 못하고 그대로 끝나버릴것 같은 불안감이 더해지고, 추석이 다가오면서 이어지는 전화로 내가 기본으로 지켜야할 예의를 다하지 못하고 자식 먼저 보낸 죄인으로 입에 오르내리는 흉한 말들이 벌써부터 머리속에서 전해져 오는듯한 착각마저 일으키니, 이런것들이 날 압박하는지도 모르겠다.
이것도 내가 겪어야 할 고통이라면 이겨내야지.

아들!
함께 할 수 없지만 너의 자리 항상 준비해 둘거니까 언제든지 찾아와.
넌 어느곳이든 마음대로 날아다닐 수 있는 자유가 있음을 믿으니까?
볼 수는 없지만 마음은 통하니까 서로를 느끼며 살아가자.
너의 능력이 된다면 엄마 도와주면 더 좋고.....

잘 지내, 보고프네.

홍준애비 09-09-28 19:00
답변 삭제  
아마도 모든 부모님들 마음이 그러하리라 생각합니다 ...
기억력이라면 최고라 자부하던 저도 깜박깜박 하거든요 ...
머릿속 한구석이 항상 비어 버린것 처럼 ...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
몸과 마음은 병들어 가고 ...

그래도 힘내시고 건강 챙기셔요 ...
사무처 09-09-29 12:23
답변 삭제  
유가족님께 좌절과 회한을 안겨준 그 특전사수사관도  글을 볼것입니다, 그리고 생각하겠지요, 아마도 어쩌면  다른 의식있는 동료들의 눈초리를 의식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이 있습니다, 지금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든, 그 사람은 의식이 건전한 보통사람은 분명 아닙니다, 면전에서 사람을 속이고, 기만하는 것은 보통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평상적인 행동은 아니지요, 따라서 그런 사람에게 배신감이나 회의를 가질 가치도 없으니 마음앓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언젠가는 그 사람도 비슷한 방식으로 돌려받을 것입니다, 사람의 법은 재주껏 피해갈 수 있지만, 하늘의 법은 분명하고 명확하게 집행되어지는지라 피하거나 면할 도리가 없습니다.
 
   
 

Copyright ⓒ milsos.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