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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6-11 11:07
태양질량보다 1만 배 무거운 블랙홀 발견
 글쓴이 : 여신솔
조회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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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연구팀은 지구로부터 1400만광년 떨어진 왜소은하 'NGC 4395'의 중심 블랙홀이 태양 질량의 약 1만 배임을 밝혀냈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블랙홀 기원의 중요한 단서가 될 왜소은하의 중심 블랙홀이 최초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발견되던 '거대질량 블랙홀'이 아닌 작은 규모의 '중간질량 블랙홀'로 밝혀지면서 우주의 기원을 밝히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연구팀은 지구로부터 1400만 광년 떨어진 왜소은하 NGC 4395 중심 블랙홀의 질량을 확인한 결과 태양의 약 1만 배라는 연구결과를 이달 10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에 발표했다.

거대한 은하의 중심에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패러다임은 정설이 됐다. 거대 은하중심 블랙홀은 태양보다 100만 배에서 최대 100억 배까지 무거운 거대질량 블랙홀이다. 지난달 인류가 최초로 관측한 블랙홀인 M87은하 중심 블랙홀도 태양 질량의 66억배인 거대질량 블랙홀이다. 하지만 이보다 질량이 작은 블랙홀인 중간질량 블랙홀이 은하 중심에 존재하는지는 증거가 불확실했다.

연구팀은 이를 찾기 위해 우리은하의 1000분의 1 크기인 왜소은하 NGC 4395를 목표로 삼았다. 일반은하의 100분의 1 이하 크기인 왜소은하는 거대은하 중심과 달리 중간질량 블랙홀을 발견할 확률이 높다. 또한 거대은하들과 달리 질량이 작은 은하들은 변화를 거의 거치지 않아 초기우주의 흔적을 보유하고 있다. 왜소은하 중심에 블랙홀이 있다면 초기우주의 흔적이 남아있는 원시 블랙홀일 가능성 크다.

문제는 블랙홀은 질량이 작을수록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블랙홀의 중력이 미치는 공간이 작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빛의 메아리 효과를 이용해 블랙홀 질량을 측정했다. 빛의 메아리 효과는 블랙홀로 빨려들아가는 빛이 블랙홀 주변을 회전하는 가스구름에 반사되는 효과를 말한다. 회전하는 가스구름은 특정한 파장대의 빛을 방출한다. 이 빛이 블랙홀의 강착원반에서 나온 빛보다 더 늦게 지구에 도달하기 때문에 이 시간차를 측정하면 블랙홀에서 가스구름 영역까지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

방출선 영역에서 나오는 빛의 밝기 변화는 강착원반에서 나오는 빛의 밝기 변화를 따라 변하며, 메아리처럼 시간차를 두고 늦게 관측된다. 이 메아리 효과를 측정하면 강착원반에서 방출선 영역까지 거리를 구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블랙홀의 질량도 구할 수 있다. 서울대 제공 메아리 효과로 측정된 거리와 가스구름의 회전속도를 통해 연구팀은 NGC 4395 중심 블랙홀의 질량을 태양질량의 약 1만 배로 추정했다. 우 교수는 “지금까지 수소 가스구름을 이용해 측정한 빛의 메아리 효과 중 가장 짧은 80분의 시간차를 얻었다”고 말했다. 메아리 효과로 측정한 블랙홀 중 가장 작은 블랙홀로 중간질량 블랙홀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블랙홀이 태양질량의 1만 배인 블랙홀로 밝혀지면서 원시 블랙홀일 가능성도 커졌다. 은하중심에서 발견되는 거대질량 블랙홀의 기원은 두 가지 시나리오가 존재한다. 태양의 수십 배 가량 되는 별 블랙홀에서 시작된다는 ‘가벼운 씨앗’ 시나리오와 질량이 태양의 1만 배 가량 되는 가스구름에서 시작된다는 ‘무거운 씨앗’ 시나리오다. 만약 무거운 씨앗 모형이 맞다면 이 블랙홀은 우주 초기에 태양질량의 1만 배로 형성된 후 거의 변하지 않은 원시 블랙홀인 셈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왜소은하의 진화과정 연구를 비롯한 다양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조호진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박사과정생은 “매우 도전적인 관측이었고 날씨도 도와주지 않아 어려움이 컸지만 대대적인 관측 캠페인과 철저한 준비를 통해 훌륭한 자료를 얻었다”며 “매우 흥분되는 결과”라고 말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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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부터 2009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1999년 6월11일 빼앗긴 노약자석엔 봄이 왔지만

1999년 6월11일 경향신문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고민에 빠진 적이 있을 겁니다. 저기 서계신 어르신에게 내 자리를 양보할까 말까 하고요. 때론 이런 유혹도 느끼지 않으시나요? ‘텅 비어있는 저 노약자석, 앉고 싶다!’

지금이야 승객이 빽빽한 만원지하철에서도 어르신이나 몸이 아픈 이들을 위해 비워둔 노약자석을 보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20년 전만 해도 그렇지 않았습니다. 1999년 6월 11일 경향신문에는 “젊은이에게 빼앗긴 ‘노약자석’”이란 제목의 기사가 실렸는데요. 기사는 “요즘 지하철에서 노약자를 보고도 태연히 앉아가는 젊은이들을 보고 혀를 차며 속으로만 불만을 삭이는 노인들이 많다”며 이선경 할아버지(당시 82세)의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전날 오전 용산에서 1호선을 타고 경동시장에 한약재를 사러 나섰습니다. 하지만 좌석에 앉는 대신 출입구 입구 철제 난간에 몸을 기댄 채 지긋이 눈을 감고 서있었는데요. 할아버지는 “자리를 선뜻 양보해주는 젊은이도 적지 않지만 노인이 타는 것을 보는 순간 고개를 돌려버리거나 자는 체하는 사람들이 많다. 젊은이들 앞에 서 있으면 자리를 내놓으라고 시위하는 생각이 들어 아예 입구에 서 있는 것이 버릇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노약자석이 한국에 처음 도입된 것은 1992년입니다. 이후 7년이 지났지만 전동차 내 노약자석에는 젊은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기 일쑤였다고 합니다. 기사는 그 원인이 젊은이들의 낮은 참여 의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자리양보를 장려하는 안내방송이 중단된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했습니다.

20년이 흐른 지금은 어떨까요. 2019년 현재 지하철 전동차 내 노약자석은 자리를 잡았습니다. 출퇴근길 승객으로 가득찬 객실에서도 노약자를 위해 비워진 노약자석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대신 새로운 이슈가 생겼죠. 바로 ‘임산부 배려석’입니다.

서울 지하철 전동차 내 임산부 배려석. 2015년부터 기존 좌석과 확연히 구별되도록 핑크색을 입혔다. 서울시 제공
임산부 배려석이 한국에 처음 생긴 것은 2012년입니다. 대전도시철도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전동차 내 임산부 배려석을 만들었습니다. 이듬해인 2013년 서울 지하철에도 임산부들을 위한 좌석이 마련됐죠. 2015년에는 서울 지하철 내 임산부 배려석이 눈에 확 띄는 핑크색으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자리가 없어도 비워두는 게 당연해진 노약자석과 달리 임산부석에 대한 이해와 배려는 여전히 부족합니다.

양보는커녕 임산부 배려석을 혐오 범죄의 대상으로 삼는 일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서울 지하철 4호선의 한 전동차 객실에서 임산부 배려석 위에 붙은 임산부 그림에 ‘X’자가 크게 쳐진 것이 발견됐습니다. 해당 낙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수차례 반복된 것이라고 합니다.

[관련뉴스]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 ‘X’ 낙서···임산부 ‘혐오’?

부산도시철도가 2017년 지하철 3호선 모든 차량에 설치한 임산부 배려 좌석 알리미 ‘핑크라이트’. 부산시 제공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젠 첨단 기술까지 동원되고 있습니다. 부산도시철도는 2017년 말 임산부를 위한 배려 좌석 알리미 ‘핑크라이트’를 지하철 3호선 모든 차량에 설치했는데요. 열쇠고리 모양의 발신기(비콘)를 지닌 임산부가 전동차에 오르면 임산부 배려석에 설치된 핑크라이트 수신기에서 비콘 신호를 감지, 불빛과 음성안내로 임산부 탑승을 알리는 방식입니다. 임산부라는 사실을 애써 알리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자리를 양보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지난해 9월에는 1호선까지 이를 확대했습니다.

노약자석이 자리잡은 것처럼 임산부들도 자연스럽게 배려받을 수 있는 날이 올까요? 임산부 배려석이 2012년 처음 생겼으니 노약자석과 같은 속도라면 앞으로 10년도 더 걸릴 텐데요. 임산부들이 눈치보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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