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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2-27 13:17
국군 장병의 안타까운 죽음 이제는 막아야할 때입니다.
 글쓴이 : 진맘
조회 : 67  
국군 장병의 안타까운 죽음 이제는 막아야할 때입니다.

참여인원 : [ 755명 ]
청원시작2018-12-26 청원마감2019-01-25 청원인naver - ***

청원개요
작년 이맘때쯤 청와대 청원에 올린 글이 있었습니다. 군장병의 폐렴에 대한 것이 었는데, 올해도 또 한번 글을 올려봅니다.

저는 예방의학전문의의고, 군의관 생활을 했습니다.

얼마전 군에 남아있는 후배에게 연락을 받았습니다. 신증후군출혈열로 또 한 명의 장병이 생사의 기로에 서있고, 곧 목숨을 잃을 것 같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올해 군에서 생기는 감염병 환자가 적어젔다는 소식을 들은 후여서 실망감은 좀 더 커졌고, 안타까운 마음에 며칠동안 제대로 일을 할 수 없었습니다. 다시 한번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과 그래도 세상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절망이 동시에 느껴졌습니다.

올해가 가기전 다시 한번 많은 분들께서 기억해주셨으면 하는 이야기를 씁니다.

1. 군에서 사망하는 장병의 통계는 과연 믿을만한가?

군은 매년 군에서 사망한 장병에 대한 통계를 발표합니다. 통계의 신뢰성은 미뤄두고, 더 중요한 것은 저 통계 어디에도 병으로 인해 군복무 중 사망한 사람의 자리는 없다는 것입니다.

군에서 사망한 사람은 군기사고와 안전사고 두 종류의 원인만 있을 뿐입니다.

저는 복무 중 5명 이상의 건강한 장병의 죽음을 직접 보고한 사람입니다. 제가 떠나보낸 5명의 장병은 저 통계 중 어디에도 없습니다.

제가 만나본 가장 안타까운 죽음은 바로 감염병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자동차 사고에 의한, 총기 사고에 의한 죽음은 최소한 언론에 보도라도 되고, 원망할 책임자라도 있는 사고였습니다. 그러나 매년 실제로 발생하는 감염병에 의한 장병의 죽음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습니다.

2. 크리스마스의 악몽

크리스마스는 모두가 가장 행복한 시간입니다. 그러나 몇몇 사람들에게는 그렇지 않은 기간이기도 합니다. 신증후군출혈열, 한국형 출혈열또는 유행성 출혈열로 불리는 감염병을 다루는 몇몇 군의관과 연구자에게 크리스마스는 가장 고통스러운 기간입니다.

매년 가장 심각한 신증후군출혈열 환자가 발생하는 시기로 꼭 이맘 때 쯤이면 사망자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올해도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두고 아까운 장병 하나가 생사의 기로에 서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2013년도, 2015년도, 올해도 크리스마스면 장병이 죽고 있습니다.

신증후군출혈열은 바이러스성 출혈열 중 하나로 가장 심각한 경과를 보이는 감염병 중 하나입니다. 이 병은 독특한 특성이 있는데, 경기도 북부와 강원도 북서부 지역에서만 심각한 환자가 발생하는 지역적 유행을 보이는 감염병이라는 것입니다. 즉 다른 말로 도시에서 생활하는 장병들은 군복무가 아니었다면 이 무서운 바이러스에 노출될 기회도 없었을 것이며, 생사를 헤메는 길에 들어서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즉 20대 젊은 남성에게 이 감염병은 국방의 의무가 아니었다면 절대 걸릴 수가 없는 병이라는 것입니다.

이 병으로 우리나라는 한국전쟁 후 지금까지 수 백, 수 천명의 장병을 잃었으며, 앞으로도 이런 죽음은 계속될 것입니다.


3. 겨울에 감기가 걸리는 것이 당연한가?

우리나라 군대는 겨울이면 항상 마비상태가 됩니다. 전 대대 생활관 중 절반이 감기에 걸려있고, 그 중 1~2명은 꼭 폐렴으로 군병원에 입원하게 됩니다. 대대장은 말합니다. 겨울이면 당연히 춥고, 추우면 감기에 걸리지, 그러면서 상의를 탈의시키고 구보를 시킵니다. 마치 자신이 날씨를 '지휘'할 수 있는 것 마냥.......

우리가 그렇게 동경하는 미군도 감기에 걸립니다. 폐렴에 걸리고, 죽기도 합니다. 네, 당연히 추우면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바이러스에 감염되다보면 폐렴이 되기도 합니다. 한국전쟁 때에요. 정말 한국전쟁 때에는 미군들도 동사하고, 폐렴으로 죽기도 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70년 전일입니다.

미군은 이미 이런 감기에 대비해서, 백신을 개발하고, 장병들에게 단독공간이 보장된 숙소를 지어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후 감기는 급격히 줄어서 이제 거의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7만명의 장병이 침상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백신은 돈이 없어서 생각도 못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는 한해 수천명의 입원하는 폐렴환자, 중환자실에 가는 수 백명의 장병들, 매년 목숨을 잃는 한 명의 아들입니다.

국방부가 추악한 비리로 날려먹은 비행기와 배 한대, 아니 1/3대의 예산이면 이를 모두 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군은 비행기, 배, 탱크가 국민보다 소중합니다.

4. 왜 반복되나?

같은 이야기를 제 선배도 하고 제 선배의 선배도 했습니다. 수 많은 사람이 지적했고, 많은 부모님이 피눈물을 흘렸습니다. 왜 바뀌지 않고 반복될까요? 이런 글을 몇 번 더 써야할까요? 제가 생각하는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1) 국가가 국민을 생각하는 태도

우리나라는 국민 한 명 한 명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 명의 죽음이 이슈가 되면 그것을 막기위해 급급할 뿐입니다. 우리나라에게 아직 20대 남성은 국방의무를 수행하는 대상이지, 국가가 권리를 부여하는 인간이 아닙니다. 국가를 구성하는 국민, 기성세대도 20대의 희생을 당연히 치루어야할 댓가 또는 원래 그런 것으로 여깁니다.

이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경제대국이자, 아시아에서 가장 민주화된 나라입니다. 언제까지 이래야하나요?

(2) 공무원의 무사안일

국방부의 공무원들과 수없이 이야기하고 많은 문제를 제기해왔지만, 느낀 것이 있습니다. 그들은 자기 임기만 넘기면 됩니다. 국방부 담당과장, 국장해봐야 1~2년 있으면 더 높은 자리로 떠납니다. 당연히 초임으로 왔을 때는 다 해결해줄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검토해보자, 의견수렴해보자 1년이란 시간은 금방 지나갑니다. 그리고 그분들은 가고 없습니다. 남겨진 것은 장병들이지요.

(3) 예산 타령

맞습니다. 매년 한명의 억울한 죽음을 막기 위해 수백억의 예산이 들 수 있고, 그것보다 더 한 돈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래도 국방부가 추진하는 수조원짜리 무기체계 사업의 1/100밖에 안되는 돈입니다. 백날 좋은 무기를 사봐야 무엇합니까? 휴전선에 TOD 다깔아봐야 무엇합니까? 그런 장비는 왜 필요한가요?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 쓰는 돈입니다. 그러나 진짜 죽어가고 있는 사람을 위해 쓸 돈은 없습니다. 국방부나 국회는 자기들이 갈 자리나 생각하고, 사진이나 찍으러 오지 실제 도움을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5. 무엇이 필요한가?

지금 당장 장병들에게 기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주어야 합니다. 건강권, 거주권, 최저임금 같은 것들입니다. 감염병에 의한 죽음은 결국 드러난 현상일 뿐입니다. 만약 장병에게 건강권이 보장되어 바로바로 최상의 의료시설에서 빠르게 치료를 받는다면 사망률이 줄어들 것이고, 돼지우리 같은 생활관에서 나와 최소한 4인 1실, 2인 1실의 공간만 보장되면 감기에 덜걸릴 것이고, 최저임금을 받는다면 그 임금을 자신의 건강과 미래를 위해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청년 실업예산? 혁신성장? 소득주도 성장? 저는 이게 옳은 방향인지 아닌지 궁금하지 않습니다. 이걸로 싸우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단지 실질적으로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 있는 20대 젋은이에게 합당한 보상을 줍시다. 만약 이걸로 뭐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분들부터 먼저 심판하면 됩니다. 당장 할 수 있는 것, 해야만 하는 것에 집중합시다.

그리고 저는 아직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내년 크리스마스 그리고 그 뒤에도 젊은 장병이 사경을 헤매지 않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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