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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7-01 21:42
군에 가시는 님들께
 글쓴이 : 정재영
조회 : 819  
국방부자유게시판서 옮김.

군에 가신다면 꼭 읽어보시고 생각해 보십시오.

얼굴에 미소를 가득 띄우고 군생활의 마지막을 향해 한 걸음 다가서는 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한차례 홍역을 앓고 일어나듯 2년이라는 기나긴 악몽에서 깨어나 이제 사회로 돌아간다. 사회라는 세상의 바다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그곳에서 난 내 마음대로 헤엄칠 수 있을까? 어쩔 줄 몰라 허우적대지는 않을까? 많은 두려움과 기대감에서의 하루하루를 맞이한다. 행복하게 살고 싶다. 정말로..... 애써 그런 모습을 보이려 노력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는 그런 인생을 살고 싶다. 내가 느낀 행복을 마치 컴퓨터처럼 모두에게 공유할 수 있다면... 누구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누가 나를 어떻게 바라볼까 라는 나 자신을 포함한 모든 이들의 시선에서 자유롭고 싶다.

지난 2년 동안 나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났던 것인가? 입대일 자르는 머리와 함께 난 내가 가진 것이라곤 몸뚱이하나와 유일한 재산이라 생각했던 나에 대한 자신감, 누구 앞에서도 소리칠 수 있었던 용기, 어느 누구에게나 떳떳할 수 있었던 당당함을 함께 반납하게 될 줄은 몰랐기에 사회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은 뒤로한 채 눈물 대신 웃음을 지으며 입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라는 인간은 너무 무능력하고 멍청하여 남에게 피해만을 주는 쓸모 없는 놈이었다.....

21년간 몰랐다.... 정말 몰랐었다.............

그 모습들은 내가 보지 못한 나의 진실한 모습이라며 속삭이던 군대는 잔인할 정도로 내 자신의 그런 모습들을 언제건 비춰 보여줬다..

수십 수백 수천 번이고 아니라고 소리치며 다시 일어나려 했지만 너무나도 완벽하게 철저히 짓밟혀버린 난 다시 일어설 수 없었다.... 군대가 이런 곳인 줄.. 세상이 이런 것인 줄... 진짜 내 모습은 이런 것인 줄............... 알지 않았더라면 차라리 좋았을 텐데.....

살아남기 위해 비겁함에 무릎꿇고 세상에 물들대로 물들어 더럽고 비열하게 변해버려 초라해진 내 모습. 누구를 원망할 수도 미워할 상대도 찾지 못한 채 십다 버려진 껌처럼 내뱉어진 기분이다.

어렴풋하면서도 몸서리쳐지던 2년 전 인생에 처음이며 마지막이길 바라는 마음속으로 찾아온 겨울은 내 마음속에 있는 행복의 초원. 그곳에 있던 모든 것들을 황량한 벌판으로 바꾸어 놓았고 난 그곳에 많은 시간동안 쓰러져 있었다.

언제나 다시 일어나고 싶었다... 그리고 이제 일어나야만 한다.. 내게 아직 남아있는 한 가지를 위해...... 황량한 벌판인 나의 마음속에 희망이라는 씨앗이 돋아나고 있다. 그 작고 여린 새싹이 꽃이 피고 세월이 흘러 자신감 용기 당당함이란 열매를 맺어 잃어버린 내 모습을 다시 찾을 수 있다면 그렇게 된다면.......난 다시 한 번 세상을 향해 웃음지으며 남은 내 자신을 바치리라....

바뀌지 않는 군대는 영원히 그런 곳이지................

군대 그곳은 어떤 곳인가 많은 사람들은 그곳을 멋진 곳, 남자가 되기 위해선 꼭 거쳐야할 통과의례같은 곳이라도 말합니다. 그럼에도 군대를 들어가는 이들의 얼굴에는 기대감과 도전, 열정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저 두렵고 사회에 대한 아쉬움이 남은 어찌 보면 도살장에 끌려가는 돼지처럼 뒷걸음질치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이죠...

2년이라는 군생활을 하고 이제 마무리를 짓는 시점에 되돌아보는 군대란 어떤 곳인지 앞으로 군에 들어가야 할 수많은 남자들의 두려움과 절망감 속에 감쳐진 군대의 진실.

제가 체험하면서 느낀 감상문이라고 하면 적당할 것입니다.. 물론 내가 가진 군대의 느낌은 부정적임을 강조하고 이에 따른 개인적인 감정 개입의 이해를 바랍니다. 그렇다고 제가 무척이나 힘든 부대에서 근무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디에서 근무했느냐 보다 어떤 것을 느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군대...... 그 속에서 겪어야만 하는 어려움과 고통 누구나가 공감하고 인정해야 할 부분이지만 바뀔 수 없고 그러기에 어떤 답도 찾을 수 없던 문제... 그 자물쇠의 주인공인 열쇠는 과연 누가 가지고 있을까요?

군대라는 곳은 전시를 대비하는 집단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철저하면서도 완벽해야 하고 신속해야 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시간은 촉박하고 물자는 인원에 비해 부족하며 수많은 업무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람이라는 동물은 여유롭고 즐거울 때는 모두 부처님과 예수님같이 인자하고 자상하며 아름답죠. 하지만 급박한 상황과 힘들고 어려운 일에 처했을 때 서서히 그 이면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군대는 급박한 상황, 힘들고 짜증나며 어려운 상황의 연속입니다. 전시가 가상인 훈련과 일상을 통해 단 1분 단 1초를 줄여야 하고 다른 부대 다른 사람들과 늘 비교당하고 지적당해야 하기 때문에 편하고 싶어도 편할 수 없는 곳입니다.

당신은 정말 힘들고 급한 상황에 처해도 웃을 수 있는 사람입니까? 입대 후 수없이 짜증나는 일과와 수많은 업무 그건 이미 당신보다 일찍 군생활을 시작한 당신의 선임병도 느끼고 있는 공통의 생활입니다. 아마 어려운 상황에서 선임병은 자의든 타의든 화를 내지 않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루에도 열두번씩 뒤집히는 속을 풀 상대를 찾고 있는지도 모르겠군요. 그런 군생활을 열심히 견디고 견딘다면 차츰 계급도 올라가겠지요

그때 자신을 한번 지켜보십시오. 어떻게 변해있는지를......... 사회에서 욕 한번 안하고 인생을 살아왔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것은 이미 이성을 잃어 날뛰는 한 마리의 짐승같은 모습으로 변해버린 후 어렴풋한 추억 속의 사회를 그리워하는 몸부림일 뿐입니다. 욕 한 마디 안 했다던 당신의 모습은 그저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좋은 환경에서 자라왔다는 배부른 자랑입니다. 짐승처럼 후임병을 죽일 듯 쳐다보는 바로 그 모습이 인정하긴 싫겠지만 20여년간을 숨겨왔던 당신의 진짜 모습인 것입니다.

하지만 그때 당신은 기억해야 합니다. 바로 당신이 입대하던 날의 긴장한 자신의 모습과 목숨보다 소중한 가족들이 흘리던 그 서럽고 아쉬움에 찬 눈물을.... 그들은 왜 그렇게 눈물을 흘렸을까요?? 단순히 2년동안 헤어진다는 아쉬움의 눈물이었을까요?? 그렇지 않다는 것은 당신과 눈물을 흘린 가족 모두 알고있는 사실입니다. 바로 자식이 어떤 고생을 하고 얼마나 힘든 생활을 할까? 에 대한 걱정의 증거일 것입니다.

입대해서 느껴보시겠지만 당신은 분명 크던 작던지 간에 힘든 군생활임을 느끼시게 될 것입니다. 그럼 당신의 가족의 눈에서 흘러내린 눈물의 주인공을 찾아보십시오.

훈련이 너무 힘들고 어려웠다면 가족의 눈에서 흘러내린 눈물의 장본인은 훈련일 것이고 업무가 너무 많아서 힘들고 어려우시면 가족에 눈에서 눈물이 흐르게 한 것은 바로 당신의 업무가 되겠지요... 하지만 만일 어떤 선임병이 미친 듯이 괴롭히고 힘들게 한다면 당신 부모님의 눈에 눈물을 흐르게 한 것은 바로 그 선임병이 되는 것입니다.

군에 있던 분들이라면 공감하시겠지만 2년간 생활을 하며 당신의 어머님의 눈에 흐르던 그 눈물의 주인공은 업무도 훈련도 아닌 바로 선임병의 눈빛, 말투, 행동이 될 것입니다.

어떤 프로에서 남자출연자는 김희선 이라는 연예인이 비교적 강하게 뚜드려 패던데 얼굴에는 함박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더군요... 힘들 일도 좋다고 하면서...... 상대가 김희선이 아닌 그 사람이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그렇게 팼다면 아마 둘 중 하나는 온전하지 못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_-;;

아무리 힘이 들고 어려운 일이 닥치더라도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웃으며 견딜 수 있지 않습니까? 군대가 힘든 것은 자신이 보기 싫어도 같이 지낼 수밖에 없는 이들과의 생활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군 관련 자살과 사고사례를 보아도 절반 이상이 선임병의 가혹행위와 행포 때문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당신이 이제 높은 계급에 올라 후임병에게 짜증이 나서든지 후힘병이 잘못을 해서든지 화를 내어 후임병이 괴로워하고 힘들어 한다면 당신은 자신이 보지도 못한 이들의 눈에서 흐른 눈물의 주인공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즐거울때는 누구나 좋고 훌륭한 선임이고 가족입니다. 언젠가 화장실에서 일을 보면서 좋은 생각인지 샘터인지는 생각이 정확하진 않는데 군 관련해서 사연이 한 통 올라왔더군요. 그 안에는 글쓴이를 무척이나 괴롭히는 고참이 있었는데 어느날은 몸이 몹시 안 좋아서 병원에 외진을 가게 되었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고참이 맛있는 것을 사주어 고맙다고 말하자 그 고참이 그 돈은 자신을 가장 괴롭히던 고참이 맛있는 거 사주라고 주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저 글쓴이는 그 이야기를 듣고 그동안 그 고참을 속으로 미워했던 것을 반성하고 그 고참의 사랑에 대해 너무 고맙다고 쓴 그런 글이었습니다. 전 그 그 글을 읽고 어이를 불러 봤지만 어이는 대답을 안 하더군요

한마디로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 괴롭힌 고참이 진정 그 후임을 걱정해서 맛있는 걸 사주라고 했을 가능성을 첫 번째로 한다면 제가 알고 있는 두 번째의 아주 비열한 수법을 배재할 수 없었습니다. 전 군생활을 하면서 두 번째 부류의 인간을 첫 번째보다 많이 봐왔기 때문에 그 글에 나오는 고참도 아마 두 번째일 거라는 생각을 했고 거기에 순진한 후임병이 제대로 걸려들었구나 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 두 번째 경우를 말씀드리자면 이렇습니다.

그 괴롭히는 선임병은 언제든지 후임들을 괴롭힙니다. 그리고 자기와 관련 없지만 좀 특별한날 이를테면 위와 같은 몸이 아플 때 라던지 생일 같은 날 먹을거나 선물을 줍니다. 그러면 순진한 후임은 감동을 받아 '정말 그 분은 좋은 분이시지만 내무반의 군기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저려시는 걸 꺼야 그러니 난 저분을 미워하면 안돼'라고 말이죠.

하지만 그 비열한 고참은 어느날 술자리에서건 자신이 후임병을 괴롭힌 것을 무용담이라도 말하는 것처럼 쭉 늘어놓습니다. 듣던 사람도 좀 심하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괴롭히면 애들이 뒤에서 욕하지 않냐고 물어보면 그런 인간은 이렇게 말합니다.

"뭐 간단해 가끔 아플 때나 생일날 빵이나 하나 사주면 감동 받아서 또 졸졸 따라다니고 그러니까 상관없지...."

저런 얘길 옆에서 듣고 있자면 머리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납니다.

진정 필요한 것은 어렵고 힘들 때 힘이 되는 선임병 그가 가족이라고 말할 자격이 있습니다.

화가나 참을 수 없이 끓어오른다고 해도 순간의 본능을 잠재우고 한번 더 생각하십시오. 그 사람이 당신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이 움직어야 할 후임병이라면... 후임병은 힘든 군생활을 함께하는 당신의 가족이자 동반자 입니다. 군생활동안 부리는 노예가 아닙니다.

제가 밖에 나가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모두 자신들의 힘들었던 군생활을 이야기하곤 합니다. 정말 잔인한 고참들 투성이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전 그들에게 되묻습니다. "그럼 다음에 후임병에게 그렇게 안 해서 좋은 전통을 만드시면 되겠네요...."

그 뒤에 나오는 답은 언제나 한결 같습니다. "근데 또 고참되면 그렇게 안 돼.... 애들이 얼마나 말을 안 듣고 요령을 피우는데... 애들은 좀 갈구면서 다뤄야돼..."

자신은 그렇게 갈굼으로 눈물의 세월을 보냈지만 역시 그들도 후임병에게는 그들이 욕했던 바로 그 선임병과 같은 사람이 되었다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채 자신의 선임병은 정말 나쁜 놈이고 자신은 후임병이 나쁜 놈이라서 그럴 수밖에 없었다 라는 말이 대부분이죠.... 자신을 정당화시키는 인간의 모습 재밌지 않습니까?

당신의 후임보다 다른 내무실이나 부대의 후임병이 더 맘에 들고 좋다고 생각하고 언제나 실수 투성이인 후임병이 밉고 원망스럽다면 자기 자신의 무능력함과 그를 그렇게 움직이게 한 자신을 탓하십시오.

훌륭한 선임병이란 똑똑하고 일 잘하는 후임병이 많아서가 아닙니다. 똑같은 국가 대표 축구팀이라도 감독에 따라 그 전력이 현저한 차이를 보입니다. 세계 유명의 선수를 데려와서 우승을 한다면 누가 그를 좋은 감독이라고 하겠습니까? 우리가 히딩크를 위대하게 생각하는 것은 16강도 들지 못하는 우리나라를 4강으로 끌어올린 그 지휘력에 높은 점수를 주는 것 아닙니까?

더 이상 후임병이 능력이 모자라서 게을러서라고 핑계대지 마십시오. 자신의 무능함을 탓하십시오. 훌륭하고 믿음직한 지휘자는 얼마든지 5천명으로도 5만명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책이나 훌륭한 사람이 아무리 강자에게 도전하고 약한 자를 보살피라 하여도 군대나 사회에서나 그저 듣기는 좋지만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말은 아니죠. 마치 공산주의가 이상에서 머물듯이..... 군에서는 당신에게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해지는 법을 철저하게 몸으로 느끼게 해 줄 것입니다. 세상을 살아가게 하는 법칙이겠지요.

전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것을 이해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럴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그것이 결코 자랑일수 없음도 아셔야 합니다. 당신이 강하게 한 약자의 마음속에는 복수의 마음이 자라고 있다는 것도 잊지 마십시오.

짐승은 분노를 참을 수 없습니다. 화나면 싸울 뿐이죠 하지만 우리는 사람입니다. 사람은 이성으로 본능을 이길 수 있습니다. 당신이 생각을 바꾼다면 힘들지만 즐거울 수 있고 짜증나지만 웃을 수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가식이어도 상관없습니다. 오직 당신의 기분만을 조심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후임병에게 따뜻한 미소를 지어주십시오. 당신이 누군가에게 화가나 소리치고 싶다면 그도 당신에게 동등하게 소리칠 수 있는 조건이어야 합니다. 오직 복종밖에 할 수 없는 후임병에게 소리치는 것이야말로 약자에게 강한 것입니다. 열 번의 갈굼보다 따뜻한 미소로 후임병을 믿어주는 것이 당신과 당신의 후임병 모두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습니다.

유비는 힘이 강하여 장비, 관우, 제갈량을 부하로 둔 것이 아닙니다. 관우나 장비의 힘을 부러워 말고 유비의 덕을 부러워 하십시오. 훌륭한 덕을 갖춘다면 관우와 장비의 힘과 제갈량의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저를 괴롭히는 선임병을 볼 때마다 저의 어머님이 눈물을 흘리시던 모습이 교차되곤 했습니다. 그렇기에 그를 더욱 용서할 수 없었고 내가 보지도 못했던 사람들이 흘린 눈물의 주인공이 되지 않기 위해서 아무리 화가 나도 참았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적어도 제 후임병에게만은 웃어 보이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저도 좋은 성격은 아니었기에 가끔 화를 내고 짜증도 냈지만 그때마다 제 선임이 만들어서 뿌린 글을 보면서 제 자신에게 몇 번이고 외쳤습니다.

"야이 개X끼야 시간이 조금 지나고 니 몸이 좀 편해졌다고 벌써 그때의 더러웠던 기억이 흐려졌구나.."

몇 번이고 그 당시를 돌이키고 돌이켜 이를 악다물었습니다. 그리고 제대를 몇일 앞둔 지금 전 저희 내무실이 우리나라의 그 어떤 내무실보다 화목하고 서로 가족같은 곳이라는 것에 조금의 의심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물론 그건 저의 노력만으로는 이루어 질 수 없고 제 동기와 후임병이 만들어낸 결과이기에 그들에게 너무 고맙고 감사합니다.

전투력이 강하여 한사람이 100명을 쓰러트릴 수 있는 부대가 있다고 한들 서로 믿지 못하고 가슴속에는 서로간의 증오만이 불타 자멸한다면 그것이 전투력이 강한 부대일까요? 비록 그리 높은 전투력은 아니지만 내 내무실 내 부대의 사람들을 가족이라 생각하고 내 몸이라 생각하여 생활하는 부대가 진정 전투력있고 강한 부대일 거라고 전 믿습니다.

더 이상 내무실이 갈굼과 가혹행위가 일어나는 공간이 아닌 피곤함을 달래고 편히 쉴 수 있는 2년 동안의 자신의 집이 되길 너무나 바랍니다.

제가 계급이 낮았던 시절과 나중에 계급이 어느 정도 높아진 두 교육시간에 전쟁이 나면 어떻게 하겠느냐를 묻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제가 계급이 낮았을 때는 겉으로는 용감히 싸우겠다고 말했지만 속으로는 얼른 도망가서 제가 맘에 안 드는 놈들이나 죽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계급이 높아졌을 때 그 질문을 받았을 땐 제 생각은 많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그때도 도망치고 싶은 건 마찬가지였으나 제 발목을 붙드는 것이 바로 후임병들이었습니다. 항상 내 동생 같이 생각하고 가족같이 생각한 그들이 적의 총에 죽고 있는 걸 생각하니 도저히 적을 용서할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든 그놈을 죽여야겠다는 생각뿐이었고 도망치고 싶은 생각은 이미 사라져 버린 뒤였습니다.

당신의 후임병은 군에서 잠시동안 만나는 사람이 아닌 당신이 피를 나눈 가족,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십시오. 전시에서 당신의 목숨을 지켜주고 당신이 지켜주어야 할 사람은 멀리 떨어진 가족이 아닌 바로 당신의 동료와 후임병입니다.

입대를 하신다면 혹은 군생활을 힘들게 하고 계시다면 지금 느끼는 바로 그 기분을 적어도 당신의 동생 미래의 당신의 아들에게만은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서................. 다음 세대를 군에 보낼 때는 더 이상 슬퍼하지도 걱정하지도 않는 곳을 만들어야 하지 않습니까? 그 열쇠는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당신이 가지고 계시다는 걸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tptlffldkd… 09-07-07 15:33
답변 삭제  
초반의 그 절망감을 한치도 틀리지 않게 우리 진이도 느꼈을 겁니다.
자기 자신이 쓰레기라는걸 처음으로 그 곳에서 느꼈다고 했으니.....
스스로 극복하려 노력하고, 손도 내밀어 봤지만, 결국 돌아올 수 없는 먼길을, 세상을 원망하며 그렇게 떠났지요.
앞으로 부딪칠 세상에 대한 자신감도 완전히 상실했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깨졌으며,
무능함과 자기비하,
마지막 남은 살아나갈 희망까지 모조리 짓밟혀 다시 일어설 수 없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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