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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3-03 13:03
'윤 일병들' 죽어 나가는데 '쇼'만 할 건가?
 글쓴이 : 철수
조회 : 548  
'윤 일병들' 죽어 나가는데 '쇼'만 할 건가

[프레시안 books] 김종대·임태훈 <그 청년은 왜? 군대 가서 돌아오지 못했나>

고상만 인권 운동가 2015.02.06 18:09:09

 2014년, 대한민국 사회를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은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2014년 2월, 경주 마리나 리조트 붕괴 사고로 대학생 등 10명이 숨지는 참사를 시작으로 연일 사고와 사건이 끊이지 없었다. 그중 가장 큰 사건이 뭔지를 묻는 것조차 잔인해서 말하고 싶지 않을 지경이다.

하지만 이 중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어떤 사건에 대해 전문가들이 그 현상과 원인을 짚고 해법을 찾는 데 의기투합했고 그 결실이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 바로 <그 청년은 왜? 군대 가서 돌아오지 못했나>(나무와숲, 2014년 12월 펴냄)가 그것이다.

어둠 속에 묻힐 뻔했던 한 청년의 억울한 죽음

ⓒ나무와숲
  사건은 2014년 4월 발생했다. 육군 28사단 소속 윤 모 일병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음식물을 취식하던 중 갑자기 기도 폐쇄로 질식사했다는 것이 초기 사고 조사 경위였다. 하지만 이후 사인에 대한 결론이 조용히 바뀌었다. 입안에 음식물이 있는 상태에서 선임병에게 구타당한 윤 일병이 사망한 '사고사'로 바뀐 것이다. 이 역시 끔찍한 일이었지만 우발적으로, 그것도 1회의 폭력 끝에 벌어진 사고로 사람들은 이해했다.

그런 결과로 가해자가 구속되고, 또 사망한 윤 일병이 이례적인 속도로 순직 안장됨으로써 사람들은 그 사건을 잊었다. 윤 일병의 죽음은 안타까웠으나, 워낙 사건 사고가 많았던 2014년 대한민국에서 그의 죽음은 오랫동안 기억될 수 없었다. 비슷한 기간에 귀한 인명 304명이 숨진 세월호 사건이 터졌고, 또 그 두 달 후인 6월에는 육군 22사단에서 임 모 병장이 총기를 난사하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아비규환 같은 시절이었다.

그런데 잊혔던 윤 일병 사건이 응축된 분노로 다시 폭발한 것은 사건 발생 후 넉 달 가까이 지난 같은 해 7월 마지막 날의 일이었다. 그동안 군이 국민에게 보고해온 윤 일병 사건의 진실이 매우 달랐다는 것을 시민 단체인 군인권센터(소장 임태훈)가 고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2014년 7월 31일 오후,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선임병 다수의 명백한 살인 행위로 윤 일병이 사망한 것"이라며 그동안 벌어진 온갖 범죄 행위를 폭로했다.

이날 군인권센터가 폭로한, 주범 이 모 병장 등 선임병 4명과 소대 책임자 유 모 하사가 윤 일병 전입 후 사망 때까지 한 달간 벌인 학살극은 그야말로 참혹하기 이를 데 없었다. 필자 역시 윤 일병 사건에 대한 군 검찰의 수사 기록 1000여 쪽을 전부 읽었는데, 그간 온갖 유형의 범죄를 다뤄본 경험이 있지만 윤 일병이 당한 고통은 참으로 끔찍했다.

윤 일병이 당한 고통의 유형은 다양했다. 먼저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 신체적 폭력은 분명 '상해'가 아니라 '살인'이었다. 숨진 윤 일병의 상반신은 그야말로 '멍', 그 자체였다. 윤 일병이 입고 있던 푸른 군복보다 그의 몸에 남은 더 푸른 멍 자국을 보며 나는 눈물을 왈칵 쏟아내지 않을 수 없었다. 가해자들은 그야말로 윤 일병이 '죽을 때까지' 때리고, 때리고, 또 때렸다. 심지어 주범 이 병장은 자신이 때리다 지치면 자기보다 두어 달 후임인 하 병장에게 대신 때리라고 지시했고, 그러면 지시받은 이들이 이어서 때렸다. 이것이 살인 행위가 아니라면 뭐라고 부를 수 있나? (관련 기사 : "원정 출산 안 한 것 후회", 28사단 사건에 들끓는 민심)

윤 일병이 당한 살인은 육체적인 것만이 아니었다. 1000여 쪽의 수사 기록을 보면 윤 일병이 당한 언어적, 정신적 학대는 어쩌면 윤 일병에게 더 큰 고통을 줬을 것이다. 가해자들은 윤 일병을 장난감으로 여겼다. 앉아 있다고 때리고, 그래서 서 있으면 서 있다고 때렸다. 윤 일병의 누나를 거론하며 성적 추행을 가했다. 그 말을 들으면서 느꼈을 윤 일병의 고통이 어떠했겠는가. 이미 죽어 말할 수 없을 뿐, 그 심정을 헤아릴 길이 없다. 생각해보라. 그때 윤 일병의 심정이 어떠했을지.

온갖 유형의 범죄를 다뤄봤음에도 윤 일병 기록 보며 눈물 쏟은 이유

윤 일병은 참 착한 아들이었다. 훈련소 입대 후 "지금 가장 가슴 아픈 일이 뭐냐"는 신상 질문지에 윤 일병은 "이 못난 아들을 군에 입대시키기 위해 비가 오는데 훈련소까지 데려와 준 어머니가 다시 혼자 비 오는 고속도로를 운전하여 돌아가시는 것이 가슴 아프다"라고 썼다. 나는 윤 일병의 그 글을 읽고 혼자 엉엉 울었다. 그렇게 착하고 착한 윤 일병은 그러나 끝내 그 사랑하는 어머니를 보지도 못하고 죽어갔다.

기회는 있었다. 죽기 전, 윤 일병의 부대에서 부모 개방 행사가 열렸다. 이날 윤 일병은 자기도 어머니를 초청하고 싶다고 선임병들에게 애원했다. 하지만 이 살인 사건의 사실상 더 큰 주범격인 소대 책임자 유 하사가 윤 일병을 불렀다. 그러면서 윤 일병에게 한 번 걸어보라고 지시했다. 윤 일병은 걸었다. 하지만 선임병에게 맞은 한쪽 다리를 절뚝였다. 그러자 유 하사가 말했다.

"그렇게 다리를 절뚝이는데 그 모습을 너희 어머니가 보시면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냐. 그러니 다리가 낫고 그다음에 어머니를 만나는 것이 더 좋겠다."

결국 부대 개방 행사에서 윤 일병은 어머니를 부르지 못한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어머니를 보지 못한 윤 일병은 그 후 채 일주일이 지나지 않은 그날, 비통한 최후를 맞이했다. 맞아 죽었다. 그 어떤 말로 이 분노를, 울분을, 서러움을 표현할 수 있을까. 나는 말할 수 없는 슬픔으로 윤 일병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못난 우리 때문에 윤 일병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고 미안한 마음뿐이다.

한편 소대의 최고 책임자 유 하사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때 이 병장을 비롯하여 소대 선임병들에게 윤 일병이 거의 매일 맞고 있었다는 것, 이로 인해 온몸에 멍이 들어 보행조차 힘들다는 사실까지도. 그렇기에 윤 일병에게 걸어보라고 한 것이고, 끝내 윤 일병의 어머니가 부대 개방 행사에 오지 못하도록 적극 노력한 것이다.

유 하사가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던 이유는 군 검찰 수사 기록에 잘 적혀 있었다. 사실 주범인 이 병장이, 그리고 나머지 가해자들이 윤 일병을 때린 이유는 유 하사의 지시 때문이었다.

유 하사는 윤 일병이 전입 온 직후부터 이 병장에게 윤 일병을 때리도록 수차례 요구했다.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지시했다. 부대 내에서 가혹 행위와 구타가 벌어져도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며, 말을 더듬고 굼뜬 윤 일병을 때려서라도 가르치라고 한 것이다. 두어 차례는 자신이 직접 선임병이 보는 앞에서 윤 일병을 구타하기도 했다. 윤 일병을 죽음으로 몰아간 '또 다른 진짜 주범' 유 하사는 그러나, 지난 1심 판결에서 이 병장보다 훨씬 낮은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나는 정말 유 하사, 그를 용서할 수 없다.

제2의 윤 일병 어찌 막아야 하나, 그 답이 있는 책

군사 전문가 김종대와 군 인권 전문가 임태훈이 말하고 쓴 책, <그 청년은 왜? 군대 가서 돌아오지 못했나>는 바로 군대에 대한 자신들의 경험과 철학, 그리고 개혁 비전을 담은 귀한 지식이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군사 안보 전문가인 김종대는 현재 군사 안보 전문지인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으로 있으면서 다양한 강연과 저술로 '진짜 안보'가 무엇인지를 국민에게 역설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또 한 명, 지금까지 언급한 윤 일병 사건을 용기 있게 세상에 알린 군 인권 운동가 임태훈은 2009년 시민 단체인 군인권센터를 설립한 후 소장으로 일하면서 많은 공적을 쌓았다. 훈련소 입소 후 뇌수막염으로 숨져간 2011년 고 노우빈 훈련병 사건도, 2013년 뇌종양으로 고통 받던 군인에게 군이 두통약만 처방하다 끝내 죽인 고 신성민 상병 사건도 임태훈 소장의 노력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 사건이었다.

가장 최근에 대두된 사건은 육군 여군 오 대위 사망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유부남이면서 상관인 노 모 소령이 부하인 오 대위에게 성적 요구를 강요했던 충격적 성 군기 위반 사건이었다. 하지만 그 같은 범죄 행위를 견디지 못해 오 대위가 목숨을 끊자, 군은 오 대위의 순직 처리를 거부하고 마치 개인적 사정에 의해 목숨을 끊은 것처럼 진실을 조작하려 했다. 이를 바로잡은 이 역시 바로 임태훈 소장이었다. 이러한 공을 인정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는 2014년 KNCC 인권상 수상자로 임태훈 소장을 선정했다. 마땅한 일이었다.

이처럼 군 관련 두 전문가가 자신들이 각기 경험한 사례를 토대로 오늘날 군 인권의 현실과 대안을 적나라하게 제시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군의 반인권적인 문화와 그 문화가 내려올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다뤘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이러한 반인권적 군 피해 사례를 생생하게 담았다. 28사단 윤 일병 사건과 22사단 임 병장 총기 난사 사건 과정에서 아직 다 알려지지 않은 뒷이야기를 묶어서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려 노력하고 있다.

마지막 3부에는 그래서 어찌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답이 들어 있다. 우리 군대가 해결해야 할 진짜 인권 문제가 무엇인지 한 사람은 군사 전문가로서, 또 다른 사람은 군 인권 전문가로서 그 답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제2의 윤 일병이, 그리고 총기를 난사하는 또 다른 임 병장이 나오지 않을 해법을 제시한다. 누군가는 죽고, 또 누군가는 죽이는 야만적 비극이 군에서 되풀이되지 않기 위한 간절한 호소가 담긴 책이다.

저자들은 입대를 앞둔 청년들과 그 부모들이 꼭 이 책을 읽어주기를 바란다고 책머리에 썼다. 하지만 나는 욕심을 더 내고 싶다. 군에 입대할 사람만 읽지 말고 국군 통수권자인 박근혜 대통령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 그리고 육·해·공군 참모총장과 황진하 국회 국방위원장만큼은 꼭 좀 읽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 책의 문제 인식에 공감한다면 이 책을 전군에서 정신 교육 필독서로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윤 일병 사건이 발생한 후 국방부와 정부, 그리고 국회는 '군 인권 개선 및 병영 문화 혁신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군을 새롭게 바꾸겠다고 부산을 떨고 있다. 하지만 나는 각 소대에 소위 '엄마 폰'을 넣어주고, 또 햄버거 사이즈를 좀 더 크게 해준다는 식의 해법만 만지작거리는 국방부 태도를 비판한다. 군인을 위한 의식주 개선은 당연한 일이다. 그것은 이미 해줬어야 할 일인데, 그런 것을 가지고 군 인권 문제를 바꾼다며 요란을 떠는 것은 여전히 '쇼'를 하는 것이라고 말하겠다.

문제는 병사의 목숨 값이 비싸지고 병사를 귀하게 대접하는 군 문화의 정착이다. 누구도 '전쟁이 아닌 상황에서는' 죽어서는 안 된다. 죽지 않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관련 기사 : "윤 일병 사건? 내겐 충격적이지 않았다")

이 책은 바로 그 답을 제시한다. 건강하게 입대한 청년이 21개월 후 다시 그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고의 '군 인권 개선'임을 국방부는 명심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가 이 책 <그 청년은 왜? 군대 가서 돌아오지 못했나>를 필독해야 할 이유다. 군인이 사람답게 예우 받는 세상, 그게 진짜 군 인권 개선이라는 말이다. 함께 읽자.

유가족 15-03-0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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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아프네요 40여년전 저의형남께서도 그렇게 당했을것이고 극단적인생각으로 생을마감한 저들의  이픔을 누가 알겠나요 지금 서점으로갑니다  읽고서
하루 15-03-0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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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볼 때마다 정말 가슴 아픈 일입니다
21세기 군대에서 동료들에게 맞아서 죽었으니,
나름 얼마나 참아가며 수천번 다짐하며 그 고비를 넘겨보려 했을까요?
여전히 간부들은 자신들의 이익이 앞서 사건조작 은폐하려고 시도를 했으니 가슴이 찢기네요.

두번 다시 이런 일들이 재발하지 말아야 함에도 연일 사고난 기사들이 나오고,
하루를 산다는게 이렇게 지옥같을 줄...
그 가해자넘들 죄값 다 치렀다고 나와 활개치고 살아가는 모습 생각만해도 모조리 죽이고 싶다.
아니 우리를 이렇게 만든 그넘들 아직도 하루에 몇번씩 죽이고 있다.
가족 15-03-0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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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죽어가는지  집에 있는 가족들은 모릅니다.
아들의 죽음으로 슬퍼하고 힘들어 하면서도 우리는 이겨내어야 합니다.
저들의 만행들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는데 죽어간 아들의 한을 가슴에 품고 기름불이라도
뛰어들어 저들의 깨우침과 뉘우침을 볼수 있기를,,, 그리고 변모하기를 바란다
축하 15-03-05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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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만 보좌관이 '헌병 수사관의 패륜문자... 어머니는 아직도 운다'라는 기사로 '2014, 올해의 기사상'을 1월 23일 수상했습니다.
상패와 상금도 수여했으니 축하드립시다
절대바뀌지… 15-03-0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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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그들을 수도 없이 만나봤지만 그ㅡ들은 지금이 어느시대냐?
절대 그런일을 있을수없다 .
라는 우리와 상반된 말만 늘어놓아 가슴뒤집는 새끼들이라 윤일병사건도 그들은 인정절대 안할놈들입니다
시스템 15-03-1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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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인격은  전혀 존중하지 않고    오직  참기만을    강요하는      군대가    우리 아이들이    입대하는    그  순간부터  윤일병이되고  임병장이되게  만들고 있다

나라를 지키러가는  병사가  자기 몸 지키기에도  버겁게  만든  시스템이 되어버린것을

요즘  젊은이들  이라서 라고    말하는    &#160; 저들의  안일한  대응이  아까운  우리 아들의  생명을  빼앗아 가고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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