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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11-20 15:07
불교신문칼럼-병영문화혁신은 가능한가.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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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문화혁신은 이루질수 있을까(불교신문칼럼-병영인권연대 정재영)

십년도 더 오래된 예전의 일이다, 12월 추운 겨울에 입대한 병사가 훈련소를 마치고 자대에 배치되었다, 아픈 곳 하나 없고, 대학생활 또한 나무랄데 없이 잘해온, 육제와 정신 모두가 건강한 청년이었음은 물론이다.

예비역 군인이라면 누구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새우깡 한개" 이등병계급장을 붙인 신병의 몸으로 처음 대하는 실무부대 선임들이  얼마나 무서웠던가.
이유 없이 바라만보아도 온몸이 쪼그라드는 긴장, 마주치는 그림자만 스쳐도 드라마 속에서의 그것처럼 어찌나 황송하고 성은이 망극하던지 몸둘바를 몰라 했던 나의 이병 때가 생각난다.

요즘은 군대가 많이 바뀌어서 예의 무지막지한 구타와 폭력은 거의 없어졌다던데,(필자는 결코 동의하지 않는다) 그때나 지금이나 다를 것 없는 고달픈 이병의 군대생활은 힘들고 어렵기 마련이다.
세심하게 챙겨주고 배려해주는 선임자가 있더라도, 선뜻 마음을 열고 대화할 사람은 좀처럼 없으니 답답하긴 매한가지고 더구나 갓 전입해온 신병은 배울 것과 외울 것도 많은 법이어서 항상 바쁘고 경황이 없다.(필자처럼 머리까지 나쁘면 고생은 남들의 두 배가 되는데, 사실은 이러한 암기사항강요나 선후임간 비공식 교육 등은 계획된 정상적인 교육,훈련이 아닌 경우 명백한 불법으로 병영부조리이다)
형편이 이러하니 대부분의 이병들은 항상 긴장하며 초조해하기 마련이고, 심한경우 말까지 더듬기도 하는 등 극도의 스트레스를 겪으며 긴장하고 산다.


같은 처지의 다른 이병들과 다르지 않았을 그 병사가 자대에 배치되어 불과 보름도 되기 전, 아들의 부대에서 아버지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아들이 죽으려고 옥상에서 뛰어내려 중태라는 것이다.

당황한 아버지는 즉시 현장으로 달려갔고, 암 말기선고를 받아 놓은 채 병상에서 마지막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던 어머니는 혼절하고 말았다.


군에서의 사고원인이란 것은 참으로 단순하고 명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만 하는 어마어마한 이유들이 항상 네 가지 이니 말이다.(염세주의, 가정환경, 애인과의 이별, 군 생활에 대한 염증)
이 병사의 경우 군 당국이 분석하고 알아낸 "죽어야만 하는 원인"은 2번, "가정환경"이었다, 어머니가 중병을 앓고 있어 이를 비관한 나머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했다는 것이다.
병사의 아버지는 그렇지 않다고 반복해서 말했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아버지의 진술은 당연히 묵살되었고, 그 비정상적인 상황을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다.



애타게 자식을 바라보며 한숨 짖는 아버지의 걱정이 하늘에 닿았던지, 온몸의 뼈가 죄다 부러지기는 했지만 다행이 목숨만은 건진 그 병사가 깨어나는 기적이 발생했다, 그리고 그가  진실을 말하기 시작 했을 때, 그간 당국에서 주장하고 발표했던 대부분의 원인들이 "헛소리"에 불과한 새빨간 거짓이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구타와 가혹행위, 집단따돌림 등, 이른바 지금은 없어졌다는 내무부조리는 물론이고, 그 밖의 다른 부대내적 요인들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군대가 어떤 곳인가, 모래위에 쏟아진 물은 주워 담아도, 한번 내뱉은 말은 절대로 되돌릴 수 없는 곳이 아니던가.
이번에도 그 병사를 때리거나 괴롭힌 자는 절대 없었고, 오로지 육체적으로 나약하고 정신적으로 심약하며 있지도 않은 일을 상상으로 주절대는 비겁자가 있었을 뿐이었다.
그렇게 비겁하고 나약한 아들을 둔 곡성에서 온 아버지는 고개를 숙이고 되돌아 나올 수밖에 없었다.


두어 달 시간이 지나고, 생명에 지장은 없음이 명확하게 확인될 즈음, 필자의 휴대전화로 어느 젊은이가 나왔다, 목소리를 듣는 순간 짧고 절도 있는 억양이 현역군일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필자의 휴대전화는 군복무중인 장병들이 걸어오는 수신자부담 상담전화로 사용된다)
망설이며 힘들게 말을 시작한 수화기너머의 앳된 젊은이는 온몸의 뼈가 죄다 부러진채 죽다 살아난 그 비겁한 병사의 형이었고, 그는 며칠 전 전방에서 사망한 어느 병사와 같은 중대에 근무했던 소대장 이기도했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이미 짐작이 되었고, 사고내용과 그간의 경과야 이미 잘 알고 있는 것이니 더 이상 들을 것도 없었지만, 어렵게 신분을 밝히고 전화해온 그의 말이 듣고 싶어졌다.(그보다도 자신의 소속부대에서 병사가 자해사망한 경험이 있는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띄엄띄엄 끊어지지 않고 거듭되는 그의 말은 "꼭 도와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 이 두 마디였다.



필자의 경험상 군에서 자식을 잃은 유가족단체와 군의 관계는 그야말로 최악의 대립관계였다,  특히 군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사고들을 조사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인권단체들에 대한 군의 태도는 결코 용인할 수 없는 이적단체나 다름없는 것으로 규정 된지 오래 이고, 그러니 노골적인 적대감을 표출하는 것이 너무도 자연스러워 마주했던 필자로서는 참으로 당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러한 관계가 십여년이 넘게 지속되다보니 서로를 불신하고 믿지 않는다.

필자에게 전화해온 이 소대장의 경우도 마찬가지 입장이었을 것이다, 소속부대, 그것도 같은 중대에서 복무중인 병사의 자해사망사고를 치루어 낸 경험을 가졌고, 극도로 흥분한 유가족들과 몸싸움도 해본 젊은 장교였으니 두말할 필요조차도 없었을 것이다.(사망사고발생시 헌병대에 불려가 반복적으로 조사를 받고, 자식 잃은 부모들로부터 비난을 듣게 되면, 대부분의 군인들이 유가족들을 원망하거나 인권단체를 적대시하게 된다, 이는 장교나, 간부나, 병사나 똑같다)
여기에 일부수사관들의 악의적인 이간질과 사후공작이 시도되기라도 하면, 그들에게는 시민,인권단체나 유가족단체가 마치 남로당 빨갱이와 다를 바 없는 이적단체들로 자연스럽게 각인되는 것이다.

오죽하면 현역군인신분으로 그런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야했을까, 그렇게 결심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어머니도 중환자실에 누워계시고, 군입대한 동생마저 스스로 죽겠다고 뛰어내려 중환자실에 눕게 되니 아버지까지 생업을 포기하고 아내와 아들의 병구완에 매달려야만 하게 된 상황, 이십대 중반의 어린나이에, 장교로서 또래의 아이들 수십명을 지휘할 막중한 책임까지 지고 있고, 거기에 가족의 절반이 죽을지도 모르는 채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참담한 현실에 내던져진 것이다.
그뿐인가,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 형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자기가 몸담고 있는 조직에 의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비겁자가 되었고, 평생을 불구로 살아갈 신세가 되어 누워있으니 무슨 희망과 미래가 있을 것이며, 그러하니 조직에 대한 애착과 소속감인들 생기겠는가.


어렵게 전화해 온 그에게, 나는 결국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이제 그야말로 죽을만한 충분한 이유가 생긴 한 젊은이가 전화기 저편에서 망설이고 있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십년도 더 지난 이 참담한 기억이 아직도 변하지 않고 되풀이된다, 선임병들과 심지어는 간부까지 합세한 집단폭행을 당한 끝에 맞아죽는 것으로 비참히 생을 마감한 윤일병은 물론이고, 최근에도 식물인간상태에서 수년만에 깨어난 병사가 군수사기관의 발표와 달리 선임병들의 집단폭행으로 인한 사고였음을 증언하고 있고, 수년전 철원서 목매 숨진 여군심모중위의 경우도 그런 일은 없었다던 군의 주장과 달리 대대장의 성추행이 원인이었음이 재조사를 통해 일부 밝혀졌다.
더구나 그 대대장은 승진해서 부임한 다른 부대에서도 부하여군을 성추행해 정직처분까지 받았고, 역시 부하여군을 성추행해 건군사상처음으로 구속된 현역사단장에 의해 성추행재판을 담당한 군사법원의 재판장질까지 했다고 한다.

변화는 말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회의 비난여론을 의식해 보여주기 위한 방법으로 급조된 무슨 위원회가 촉박한 일정으로 쏟아내는 번지수가 한참 다른 대책들도 백약이 무효다.
영내에서 발생하는 장병간 구타,가혹행위들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방법으로 발생하고 지속되어지는지를 정확히 모르면서, 민간인이 참여하는 위원회가 25가지의 대책을 짜내어 국회에 보고했다한다 한들 그것이 어떻게 제대로 된 대안과 개선안이 될 수 있겠는가.

병영문화혁신위원회의 거창한 활동이 아니더라도 우리 군은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해야 개선 할 수 있는지를 이미 알고 있다, 문제는 알면서도 개선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고, 그러니 개선할 의지도 행동도 없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인권은 권장사항이 아니라 필수덕목이라는 것을 지휘관들이 먼저 인식해야한다, 합리적 비판과 지적에 귀를 귀울이고 외부의 감시와 견제가 가능하며 내부의 자정기능이 잘 작동하는 건강한 조직으로 발전해야하는 것이다.

국민의 신뢰를 잃은 군대가 전쟁에 이겨 국가와 국민을 제대로 지켜낸 사례는 동서고금의 역사 전체를 찾아보아도 전무하다, 2014년 현재 우리 군의 현실은 어떠한가?

2014년 11월 21일 병영인권연대대표 정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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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14-11-20 17:22
답변 삭제  
답답하고 눈물나는 내용입니다.
알고도 개선이 안되는 현실이니 어찌 해야 된다는 말인지...
내 아들만이 아닌 전체 국민의 아들들과 관련된 일인데 왜 개선이 힘드는 것인지?
개인적 욕망을 버리고 위에 있는 지휘관들이 먼저 바뀌어 주기를 바래보지만 답은 본문에 있네요,

어느 조직에서나 희생은 있기 마련이고,
핑계대기 좋은 죽음이라 거의 방치 수준이나 마찬가지.
진실된 수사로 원인규명이 명확하고 책임을 다하는 군대로 거듭나길 바래보지만 허공속의 메아리일 뿐.
전환 14-11-21 13:43
답변 삭제  
내 아이만 아니면 된다는 인식!

그렇게 할수밖에없었던 사정보다 ,그럲게 할수밖에 없었던 행동을 탓하는 사회분위기도 한몫을한다
그 당사자가 똑똑하지 못해서 적응을 못해서라고 ..

 내자식이될수도있고 친구의자식 친척의자식.내형제 자매가가 될수도있는 상황임을 군대다녀온 사람이면  다아는 사실이다
군대도 다녀오지않는 사람들이 가만히 앉아서 내놓는실효성없는 대책들과 개선할 의지조차 없어보이는 군대,제 한몸 이득만 챙길 생각은 버리고 장병들의 목숨과 직결되는 문제들을 하루속히 개선해서 아까운 목숨들을 을 지켜주기를.....그러지 못할것이면..온갖 사치 다 누리며 고액연봉받는  ,군대문화 절대 바꿀수없다고 버티는 윗분들이 총들고 나가서 보초서든지...그것도 못하겠으면    모병제로 전환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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