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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9-27 12:14
판사 마음 움직이는 탄원서
 글쓴이 : 외톨이
조회 : 754  
판사 마음 움직이는 탄원서
  기사입력 2014-09-27 01:21 | 최종수정 2014-09-27 01:22 
 
 “집사람은 정말 불쌍합니다. 언니는 소녀 가장이었습니다. 제가 평생 아끼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한 번만 선처해주시면 행복하게 열심히 살겠습니다.”

 몇 년 전 서울의 한 법원에 근무하던 A판사는 친언니와 힘을 합쳐 형부를 죽인 한 여성 피고인의 남편이 낸 탄원서를 접했다. 내심 언니에겐 징역 12년을 선고하기로 결정해 놓고 공범이자 성폭행 피해자였던 동생의 양형을 두고 고심하던 터였다. 절절한 사연이 담긴 탄원서를 다 읽은 A판사는 동생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세 자매는 언니가 결혼한 후에도 함께 살았다. 행상을 하던 형부는 집에 올 때마다 언니 몰래 고등학생인 두 여동생을 성폭행했다. 동생들은 언니가 불행해질까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수년 후 이 사실을 알게 된 언니의 분노는 살인으로 이어졌다. “이건 인간이 아니라 짐승”이라고 외치며 남편을 죽였다. 이 과정에서 동생은 의자에 묶여 있던 형부를 때리면서 범행을 도왔다.

A판사는 “남편이 눈물로 쓴 탄원서는 진심이 느껴져 뭉클했다. 마음을 움직이는 탄원서였다”고 말했다.

 법조계엔 “잘 쓴 탄원서가 변호사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감형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간혹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이재현 CJ그룹 회장 항소심에서 삼성가 가족들이 제출한 탄원서가 화제가 됐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 인사의 재판에 거의 의무적으로 제출되는 전경련 탄원서와 달리 실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기대했는데 기대에 미치지 않아 CJ 측 인사들이 아쉬워했다”고 전했다.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 선동·음모 사건에서도 선고를 앞두고 4대 종단 고위 성직자들이 한꺼번에 탄원서를 제출해 논란이 됐다. 재판부는 선고를 하면서 이례적으로 “법에 따라 선고했을 뿐 종교계의 탄원서는 감안하지 않았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탄원서는 한마디로 “내 말 좀 들어달라”는 하소연이다. 법적인 증거능력은 없지만 판사가 사건의 이면을 파악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매번 효과가 나는 건 아니다. 일방적인 주장만 할 때, 거짓말인 게 뻔히 보일 때 오히려 역효과라고 한다. 판사들은 “솔직히 비슷비슷한 내용으로 채워지는 절대 다수의 탄원서는 별 감흥을 주진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렇다면 마음을 움직이는 건 어떤 탄원서일까.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판사들이 제일 집중해서 검토하는 탄원서는 피해자의 탄원서다. 피해자가 엄벌을 요구할 때 이는 양형에 고려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피해자가 선처를 구해도 유심히 봐야 한다. 혹시 강압으로 제출한 것은 아닌지를 따져본다. 억울한 피해자가 직접 쓴 탄원서는 사건의 실체를 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다.

 피고인·가해자를 위해 탄원서를 쓸 때엔 사실에 입각한 정보가 많을수록 유리하다. 지나친 자기 변명, 앞뒤 따지지 않고 두둔하는 태도, 추상적인 반성도 탄원서 효력을 떨어뜨린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피고인을 위해서는 주로 가족들이 많이 쓰는데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절절한 사연도 있고 남 일 같지 않을 때도 있겠지만 양형 결정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가족보다는 오히려 한 발 떨어져 지켜본 회사 동료, 지인들의 탄원서가 설득력이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특히 솔직함이 가장 중요하다. 진짜 자신의 이야기라는 점이 드러나도록 나만 알 수 있는 디테일에 신경을 쓰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자필로 쓰는 게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알아보기 힘들 정도의 악필이라면 차라리 워드로 깔끔하게 정리하는 편이 좋다.

 ◆감형을 부른다는 탄원서 의뢰해보니=장점을 갖춘 ‘모범 탄원서’의 표본을 구하기 위해 전문 업체를 접촉했다. 인터넷엔 ‘감형·감경·선처’를 보장하며 평균 장당 5만원을 요구하는 전문 대필업체가 수두룩하다. 보통 2장에 9만~10만원에 거래된다. 의뢰 업체를 찾던 중 “대필 사실이 드러나면 어떻게 되는지”를 묻자 “절대 그럴 일 없고, 만에 하나 물어보면 아는 사람의 도움을 받았다고 하면 된다”고 말했다.

 몇 곳을 접촉한 후 한 곳에 “성추행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남편을 위한 탄원서가 필요하다”며 작성을 의뢰했다. 업체 요구 가격은 15만원. 하루 만에 도착한 초안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3장에 어려운 경제 형편 강조, 남편이 착한 사람이라는 점 등이 평이하게 서술돼 있었다. 의뢰 단계에서 경제 사정에 대한 언급이 없었는데도 “형편이 빠듯해도 열심히 살았다”고 쓴 것만 인상에 남았다.

 “송구함을 무릅쓰고 이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길을 가다 어려운 사람이 보이면 적은 돈이라도 건네고 오는 사람” 등 무료 탄원서 샘플 서식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문구가 많은 점은 마이너스가 될 것 같았다.

전영선 기자

[S BOX] 하트로 채우고, 약혼녀 임신 초음파 사진 첨부하고, 협박하기도

탄원서엔 정해진 형식이 없다. 그럼에도 재판 과정에서 튀는 탄원서, 이색적인 탄원서는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 60일 동안 쌓인 60건의 탄원서: 구속기간 중 하루도 빼놓지 않고 같은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한 조직의 일원. “할머니 손에서 어렵게 자랐습니다. 딱 한 번만 용서해주면 착하게 살겠습니다”는 내용의 무한 반복. 탄원서가 쌓일수록 슬슬 협박으로 느껴졌다.

 ▶ 하트로만 가득 채운 탄원서: 낙서 같은 탄원서, 심한 악필이라 읽을 수 없는 탄원서도 가끔 등장한다. 비슷한 유형으로 성경 구절·명언 등을 옮겨 적은 탄원서를 꼽을 수 있다.

 ▶ 멀티 탄원서: 임신한 약혼녀의 초음파 사진, 어린 자녀들이 나온 가족 사진 등을 첨부한 탄원서. 경우에 따라선 마음을 움직일 수도 있다고 한다.

 ▶ “난 네가 누구인지 다 알고 있지”, 탐정형 탄원서: 판사의 가족사항이나 고향·학교를 정확히 안다는 느낌을 주는 탄원서. 조금 불안하게 만드는 유형의 탄원서다.

 ▶ 싸우자는 탄원서: 가끔 “풀려나기만 하면 검사와 판사를 가만두지 않겠다”는 탄원서가 전달되기도 한다.

도움 14-09-27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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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것 하나라도 알고 움직이면 도움될 듯 하여 올립니다.
멀고 긴 싸움에 임하며
그래도 하나 아들일 앞에서는 정신 놓을 수 없어 붙들고 또 붙들며 하루가 쌓여가지요.

이게 끝인가 싶으면 또 다른 걸림돌이 눈앞에 나타나고,
그래도 아들 위해 뭔가를 하고 있다는 마음이 지탱하는 힘이 됩니다.
파이팅들 하시길...
탄원서 14-09-27 21:38
답변  
탄원서는  쓰는 방식,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 논술 등 여러가지에 영향을 받을 것인데, 이제까지의 탄원서 중 가장 좋았던 것은 故황태경군의 재판에서 여동생인 지영이가 쓴 것이 제일 좋았지요~

그러고보면, 자식은 가르치야되는 것이 맞아요~!
     
마음 14-09-28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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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도움이된다면 다른 가족들한테도 인용을하면 좋겠지요?
마음이 가는곳엔 과정과 결과 또한 최대의 효과를 보는것은 당연한 일인것같네요
부모의 마음은 아주 작은 사소한것이라도 하고싶고
다른 가족보다 내 아이의 일에 가장 신경쓰고 살펴주기를 바랍니다.
이런걸로 말들이 생겨나고 서운함도 묻어나지요.
한사람에게 집중하면 하는 행동이나 말이 보이니 서로를 위해 조심하는것도 좋겠지요.
의식 14-10-1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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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모들도 가르쳐 주세요.
유치원생 가르치듯 하나하나 일깨워주면 언젠가는 스스로 알고 대응할 수 있겠지요.
아이들 일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그 부모들의 의식이 깨이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인지하고 바로 잡아 가려는 노력 또한 보태지면 그것도 보람이겠지요.
가고자 하는 길에 조금의 마음이라도 있다면 한번으로 안되면 두번, 그것도 안되면 두드려 패서라도 깨우쳐주면 스스로 아이들 일에 앞장서는 날이 오지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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