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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8-17 20:20
난 죽었다.
 글쓴이 : 금원산
조회 : 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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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죽었다, 마음이.
매일 죽는다, 생각이.
높은 곳에서 뛰어 내리기도 하고, 물에 빠지기도 하고, 달리는 차에 뛰어 들기도 하고, 약을 먹기도 한다.
죽을 때 가장 고통이 적은 것이 어떤 것인가를 찾으며.......ㅋㅋ
그래서 아직 몸뚱이는 죽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마음은 뻔하지만 그만큼 실천이 어렵고 두려운 것이니까/.......

아들이 고통 속에서 죽어 갈 때 나도 같이 죽었다.
아니, 영안실에서 마주한 그 모습.......
억울해서 눈을 감지 못했는지, 엄마를 한번 더 보려고 눈을 감지 못했는지, 나를 멀거니 바라보던 그 모습을 보며 집으로 가자고 이끌었을때 서서히 굳어가던 몸 전체가 딸려오던......
눈으로 확인하기 전에는 믿을 수 없었던 죽음을 확인하는 그 순간, 하얗게 변해가던 의식과 함께 모두 다 지워져 버리며 같이 죽었다.

유일한 아들의 기억과 몸뚱아리만 살아서 움직인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혼만 쏙 빠져 나갔다.
사고력, 판단력도 상실한 체 멍하니 정신 놓고 지내는 세월이 반 이상이다.
좋고 싫음과 즐거움과 행복 같은 것은 느낄 수 없고, 고통과 자책감만이 남아 나를 매일 괴롭힌다.
그저 가식적인 헛 웃음과 마지못해 해야 할 일들을 무의식적으로 하고 있을 뿐.
마음이 죽어 없어졌다.

세월이 흐르며 오로지 믿을 것은 나 자신 뿐이라는 것도 알았다.
아니, 이제 내 자신도 믿을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오락가락, 내 의지나 생각대로 이루어지는건 하나도 없고 첫 단추를 잘 못 끼워서인지 계속 어긋나는 일 뿐이다.
판단력도 흐려지고 쓸모 없는 좀비가 되어 가는 느낌들...... 느껴지나요???

자식 잃은 충격과 고통이 얼마나 큰 것인지 경험하지 않고는 누구도 그 마음을 알지 못한다.
어느 정도 가늠은 된다고 하는 말도 거짓말이다.
일어설 기회조차 주지 않고 두번 세번 연속적인 여파가 뒤따르고 쉽게 죽을 수 있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그 고통이 어떤 것인지를 알기에 죽음 뒤 가족들이 받을 상처들이 걱정되고 말로 할퀴는 칼날끝이 보여 죽지도 살지도 못하게 만든다.

그래서 어떤 죽음이 가장 충격이 적고 사람의 입에 오르 내리지 않을지도 생각한다.
이 텅 빈 머리를 쥐어 짜도 나올 해결책은 없지만 가해자 새끼들에게 나름대로의 복수를 꼭하고 사고로 위장한 자살?도 생각한다.
가해자 새끼들을 마음으로 수 없이 죽이고 나도 죽지만 현실이 아닌 마음과 생각속의 가상.
우리 아이들도 실천하지 못하고 그 넘들을 죽이고 또 죽이는 상상을 얼마나 했을까?

아들의 살려 달라는 절규가 점점 크게 귓전에 맴돌며 또 한번 죽어 갈 시간이 다가온다.
한 해에 한명씩 가해자 새끼들이 아들의 뒤를 따르길 바라며,
원한 풀어주고, 마지막으로 같은 날 죽어 아들 만나길 소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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